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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요금 비싸 못타겠어요"…택시기사도 "콜 줄었어요"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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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7시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 택시 20여 대가 긴 꼬리를 이은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상 금액이 적용된 오전 4시에 출근했다는 택시기사 이모씨(72)는 “출근 후 세 시간 동안 손님을 한 명도 못 태웠다”며 “평소라면 카카오택시 호출이 이어지는 시간대인데 호출이 없어 택시승강장에 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역 택시승강장에도 택시 10여 대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정차해 있었다. 한 승객은 택시 요금이 올랐다는 것을 모르고 탔다가 다시 내리기도 했다. 병원 방문을 위해 서울에 온 안모씨(55)는 “모범 택시를 탄 줄 알고 다시 내렸다”며 “요금이 올라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택시 기본 요금이 1000원 오른 첫날 시민들은 출근 시간보다 10~30분 일찍 나와 택시 대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반면 평소 출근 시간대처럼 분주한 ‘호출’을 기대한 택시기사들은 조용해진 휴대폰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일부 기사는 요금 인상 후 한두 달은 승객이 크게 줄 것이라며 운행에 나서지 않기도 했다.

이날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 요금은 3800원에서 4800원으로 26.3% 올랐다. 기본 거리는 2㎞에서 1.6㎞로 400m 줄었다. 거리요금 기준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 기준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비싸졌다. 서울 모범·대형택시도 기본요금이 3㎞당 6500원에서 7000원으로 500원 올랐다.

서울 시민들은 생각보다 더 크게 오른 택시비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직장인 신모씨(32)는 “평소 서울 종각역에서 신사역에 있는 직장까지 7㎞ 거리를 이동하면서 9000원 정도를 냈는데 오늘은 1만1000원을 냈다”며 “택시요금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생각에 택시 호출 앱을 지워버렸다”고 했다. 대학생 홍수민 씨(26)는 “친구들과 모임을 가져도 막차 끊기기 전에 약속 끝내고 집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은 당분간 손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택시 기피현상이 길어질 경우 실질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13년 동안 법인 택시를 몰고 있는 이모씨(72)는 “요금 인상으로 회사에 내야 하는 사납금이 올랐는데 총수입은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염모 기사(68)는 “과거에도 요금이 오르면 2~3개월 동안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며칠 쉰 뒤 다시 일하려 한다”고 말했다.

권용훈/조봉민/박시온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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