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을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유례 없는 침체로 실적이 급감했지만 인위적 감산 없이 올해도 반도체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부사장은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최근 시황이 약세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올해 케펙스(CAPEX·설비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한파'에 따른 감산이나 투자 축소 전망에 선을 그은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침체로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DS) 사업부는 영업익 2700억원으로 적자를 겨우 면한 상황.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감산' 카드를 꺼낼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김 부사장은 "중장기 투자 계획에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차별화 지속 외에도 올해 하반기 본격화가 예상되는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인 DDR5, LPDDR5X 시장 대응을 위한 선단 공정 전환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다 장기적으로는 평택 캠퍼스 P4와 새로운 반도체 전용 연구개발(R&D) 팹과 차세대 공정 개발 캐파(생산능력)를 포함한 R&D 역량 개발을 위한 인프라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는 셸 퍼스트 전략으로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해 미국 테일러, 평택공장 캐파(생산능력) 확대 중심의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의 경우 김 부사장은 "3나노 1세대 공정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2세대 공정은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 오토모티브향 공정은 5나노 양산에 이어 4나노 개발에 착수한 만큼 선단 공정에서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에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해 첨단 패키지 사업에 대해 대비하고자 반도체(DS) 부문 산하에 AVP사업팀을 만들어 첨단 패키지, 개발, 양산, 테스트, 운영까지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