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석유기업인 셰브런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린 데다 순이익률은 14.4%에 달했다. 한국 정유사들의 순이익률은 3%대에 머물렀다. 자체 유전을 소유한 셰브런과 달리 유전이 거의 없는 한국 정유사는 비싸게 원유를 들여와 정제한 기름을 판매해 수익률이 낮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셰브런은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으로 각각 2462억5000만달러(약 302조8900억원), 354억6500만달러(약 43조6200억원)를 올렸다.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14.4%를 기록했다. 셰브런, 엑슨모빌, 셸, BP 등은 지난해 2000억달러 안팎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한국 대표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조8583억원이다. 순이익률은 3.6%다. SK이노베이션 순이익은 셰브런 대비 14분의 1, 순이익률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한국 정유사의 수익구조가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비교해 취약한 것은 알짜 유전·광구가 없기 때문이다. 셰브런의 작년 석유 시추 등 자원개발(다운스트림) 사업 순이익은 302억8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회사 전체 순이익의 85.4%에 달했다.
유전이 거의 없는 SK이노베이션 등은 정제마진(석유제품에서 원유 가격을 뺀 수익)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영국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횡재세를 한국 정유사에 적용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한국 정유업체에 횡재세를 걷으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시도를 놓고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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