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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톡톡] ‘물고기 낚는 법’ 필요한 영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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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M), 젠지(Z)라고 불리는 2030세대가 부동산에 얼마나 민감한가. 2020년과 2021년, 2030세대가 차지하는 서울 아파트 매수 거래 비중은 40% 초중반을 넘나들었다. 스피커들은 ‘벼락 거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집이 없으면 낙오자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갓 사회에 진출한 20대나 30대 초반이 자가 마련 압박에 시달리다니 이상하다. 그 어떤 전문가에게 물어봐도 그 나이의 현실적인 재무 목표는 종잣돈 마련이다.

어피티는 매일 아침 27만 명의 구독자에게 경제 관련 뉴스레터를 전달한다. 저연차 직장인을 상대로 재무 목표를 파악할 때가 많다. 돈을 알뜰하게 모으고 있는 사람도, 아닌 사람도 목표는 비슷하다. 서울·수도권(내지는 광역시)에 내 집 마련하기. 한숨과 함께 덧붙는 한마디.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저축한다고 해도 집을 사기는 어렵지 싶어요.”

‘원하는 주택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요?’ 구독자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그러면 머뭇거리며 솔직히 잘 모르겠다거나, 일반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입지의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 이름을 대곤 한다. 사실 현실적인 그림을 그리기 어려우니 입지 좋은 브랜드 아파트를 대는 것이다. 이 얼마나 평범한 이를 허탈하게 만드는 목표인가. 물론 다들 성인이니만큼 자신의 목표는 자신이 직접 세우고,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청년 당사자로서, 또래의 불안과 절망을 직접 듣는 미디어 종사자로서 묻고 싶다. ‘정말로 옛날에는 청년이 당연스레 집을 샀습니까?’

그럴 리 없다. 내 집 마련은 언제나 어려웠다. 우리나라는, 특히 서울은 일제강점기부터 산업화를 거쳐 민주화 이후까지 항상 신문에 주택난으로 묘사되는 도시였다. 지금 가장 달라진 것은 주택난 자체보다는 환경과 문화다. 양옥 주택이 동네 선망의 대상이던 주거 환경은 바뀌었고, 신혼에는 단칸방도 감지덕지하던 소득 수준도 지났으며, 결혼 이후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시절도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반인의 금융 접근성이 대폭 늘었다.

청년으로서 부탁드린다.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망했다’는 좌절을 권유하는 대신 실제 돈의 흐름이 어떤지, 재무 설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주시라.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서’ ‘누구나’ 집을 살 수 있었던 시절은 존재하지 않았다. 부동산 구매에는 적정한 대출이 필수적이다. 여기서 거시경제 환경과 금융 지표를 참고할 줄 모르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한계가 ‘영끌’이다. 2021년 2030세대 가구의 평균 금융 부채는 1년 새 12.7% 급증했다고 한다(통계청). 같은 기간 전 세대 평균 금융 부채 증가율의 두 배다. 좌절은 도박을 부르기 마련이다. 우리에겐 안정적이고 현실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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