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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둘러싸고 미-중 신경전...中 "미국 문제부터 처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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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잠비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사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세계은행(WB)은 중국이 잠비아에 대한 채무를 완화하라고 주장했고 중국은 미국의 부채 문제부터 처리하라고 비판했다.

발단은 옐런 장관의 잠비아 방문이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잠비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소득 국가가 경제적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 국제질서상 중요하다"며 "부채 부담을 일부라도 줄여주지 않을 경우 채무국은 국가 업무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고 했다. 아프리카 최대 채권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역내에 과중한 부담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잠비아의 채무 구조조정은 주요 20개국(G20)이 합의한 ‘공동 프레임워크’의 중요한 시험대로 평가된다. 잠비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으로 국가 디폴트에 빠진 국가로 현재 중국과 60억 달러(약 7조4100억원)에 이르는 부채 조정 문제를 협상하고 있다. 전체 국가부채(170억달러)의 3분의 1에 달한다. 서방 채권국들은 중국과 같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지난해 6월 첫 회의 이후 진척이 더뎠다.

중국은 '미국의 부채 문제부터 처리하라'며 즉각 반발했다. 잠비아 주재 중국대사관은 24일 법정 상한선(31조4000억달러)에 도달한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를 거론하면서 "미국 측이 미국 밖 채무 문제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길은 미국 자신의 채무 문제를 잘 처리하고 다른 주권국가의 적극적인 채무 문제 해결 노력을 파괴하는 것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중국이 잠비아 채무 조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가세했다. 맬패스 총재는 24일 중국이 실현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이 채권단 위원회에서 많은 문제를 문의하고 있어 지연이 발생하고 관련 절차가 질질 늘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 위원회가 잠비아의 부채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구조조정안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구조조정안이 4월 1일까지 합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채무 조정안이) 조만간 결론 나지 않으면 잠비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왜곡될 것”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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