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순방 때 '혼밥(혼자 밥 먹기)'으로 홀대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현지 주민들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프로그램이었다"고 반박했다.
탁 전 비서관은 2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시 내가 의전비서관이 아니었으나 문 대통령이 그 당시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밥을 먹은 게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아마 (문 전 대통령이) 조식을 먹으러 가서 중국 사람들의 보통 식사와 같은 자리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혼밥을 했네'라는 말이 나왔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에 가서 쌀국수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이 당시 중국과 한국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그랬던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방문국이 정해지면, 해당 나라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한다"면서 "사전에 답사를 가고 논의했던 것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체크하고 대통령께 보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도 본인의 생각이 있으실 거 아니냐"라며 "대통령의 말씀을 가지고 최종안이 결정되면 몇 개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현지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를 가져가지 않고 그냥 방문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때가 상당히 오랜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었다"라며 "한류 문제를 비롯해 중국과 풀어야 할 것들이 많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상당히 공을 많이 들였던 순방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력을 질타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방중 당시 '혼밥'을 했던 것을 언급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외교 활동 중 혼밥한 것이 오히려 국내 정치 싸움 대상이 됐다"며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는 일이 없도록 서로(여·야)가 같이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당시 김연주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 전 대통령의) 중국 정상회담 3박 4일 일정 가운데 10끼 중 8끼를 혼밥으로 충당했던 지난 장면이 (외교적) 홀대받은 시각적 묘사에 최적화된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한편 2017년 12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의 '혼밥 논란'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응과 언론 보도를 두고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대통령께서는 13억의 중국 국민들과 함께 조찬을 하신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