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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성과급이 욕먹을 일인가요?"…직장인 '억울'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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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받으면 욕부터 먹네요."

'성과급 시즌'이 돌아오면서 '기름집'으로 통하는 정유업계의 직장인들의 푸념이 늘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은 월 기본급 대비 1000~150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작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결과다.

하지만 "비싸게 기름을 팔아 성과급 잔치를 한다"는 차가운 시선도 있다. 정유업계 임직원들은 "기름이 훨씬 비싼 해외로 모조리 수출해 진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싶다"고 하소연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직원들에게 월 기본급 1000%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노조가 회사에 1500% 지급을 요청한 가운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 성과급은 계열사 별로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성과급에 추가로 자사주를 더 지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1000%대를 지급할 전망이다. 1000~2000%의 경우 연봉의 50~80%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성과급은 산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1000%대 성과급을 받는 것은 실적이 고공행진한 결과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작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5조4233억원, 3조7550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역대 최대치다.

기름집 성과급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직장인 커뮤니티앱인 블라인드에도 이 같은 비판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한 화학회사 직원은 블라인드에 성과급을 지적하며 "정유사는 오를 땐 실시간 내릴 땐 한분기가 지나야 찔끔 내린다"고 지적했다.

정유업계 직원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 많다. "석유 제품이 비싼 해외에 팔아 제대로 성과급을 받고 싶다"는 직원들도 눈에 띈다. 그의 말처럼 한국의 기름값은 상대적으로 낮은 축에 속했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둘째주 한국의 고급휘발유 가격은 ℓ당 1863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3개국 가운데 상위 19위로 가장 저렴한 나라로 꼽혔다. 가장 비싼 나라는 덴마크로 ℓ당 2548원이었다. 경유가격은 23개국 중 22위로 ℓ당 1691.5원이었다. 한국 경유가 선진국 중 가장 저렴한 셈이다. 가장 비싼 나라인 스웨덴(2818.7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국제유가 하락 때 기름값 인하 속도가 더딘 데 대해서도 항변했다. 한 정유사 직원은 "기름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너도나도 미리 기름을 채우는 탓에 주유소 재고가 금세 동난다"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비싼 기름이 빨리 시장에 공급되고 그만큼 기름값 인상 체감속도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기름값이 떨어진다고 소문이 나면 주유소를 찾는 사람들이 줄고 그만큼 재고 소진 속도가 더뎌진다"며 "재고가 빠지지 않은 만큼 저렴한 기름이 들어오는 속도가 늦어지고 가격 인하속도도 느려진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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