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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개발자가 만든 앱…한번도 적자 내지 않은 비결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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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보통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 투자를 유치해 단기간에 고속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한다. 투자금으로 회사 규모를 키워 빠르게 시장을 선점한 뒤 수익화를 시도한다. 지속적으로 외부 투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얼마간은 적자를 내도 괜찮다는 전제 아래 세워진 성공 법칙이었다.

하지만 최근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한 스타트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자 외부 투자 없이 자체적으로 수익모델을 만든 자수성가형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한경 긱스(Geeks)가 투자를 받지 않고 회사를 성장시켜온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와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에게 수익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방법과 그 과정에서 겪어온 시행착오를 물었다.


#1. 넛지헬스케어의 성장법
건강관리 앱 캐시워크로 잘 알려진 넛지헬스케어는 법인 설립 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회사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577억원으로 전년 매출(569억원)을 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8억원이다. 회사 설립 이래 △2019년 21억원 △2020년 33억원 △2021년 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넛지헬스케어는 의사 출신 나승균 대표가 개발자 출신 박정신 대표와 2016년 창업했다.



기업들은 왜 캐시워크에 광고할까

캐시워크는 앱 내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퀴즈 형식을 비롯한 다양한 광고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이용자들에게 노출시켜 효과를 낸다. 나 대표는 긱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래매틱 광고로 최적화 작업을 해서 지난해 광고 매출이 잘 나왔다"며 "자체 인공지능(AI) 기술로 SSP(광고 고객을 위한 플랫폼)를 만들었고, 광고를 거래할 때 광고 관리자가 아닌 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인앱 광고 매출의 핵심은 캐시워크가 초기부터 이용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나 대표는 "처음부터 광고 수익 모델을 고려하고 창업을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대규모 사용자 풀이 존재했기 때문에 광고 매체를 찾는 기업 입장에선 매우 매력적인 툴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캐시워크는 100걸음마다 1캐시를 주는데, 적립한 캐시는 스타벅스, CU, 메가박스, 교촌치킨 등 주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다.

캐시워크 앱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360만명 수준이다. 매일 360만 명이 캐시워크를 켜고 접속한다는 뜻이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1800만 건에 이른다. 나 대표는 "서비스 출시 직후 소위 리워드앱이 유행하고 캐시워크의 보상이 관심을 받으면서 단기간에 많은 사용자를 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서비스 특성상 매일 접속하는 충성 이용자가 많다. 나 대표는 "안드로이드 버전의 경우 만보기 기능을 휴대폰 잠금화면에 도입해 사용자들이 걸음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여기에 재미를 느끼는 사용자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만보기를 도입한 것은 캐시워크가 최초다.

광고 매출-이용자 보상 선순환 구조가 핵심

광고모델이 자리잡고 적지않은 매출을 내기 시작한 뒤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돈을 쏟기 보다는 이용자 보상에 신경을 더 써왔다고 나 대표는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캐시워크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보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대한 많은 광고 매출을 얻고, 이를 사용자들에게 최대한 많이 돌려주는 구조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케팅이나 광고로 단기간애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잘 알려진 브랜드를 구매할 수 있는 보상, 일상과 밀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보상을 만드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확장을 위해 지난해 다이어트 건강 특화사업부인 지니어트를 만들고 수익모델 다각화도 시도했다. 캐시워크의 광고 매출 외엔 지니어트 키토제닉 전문 브랜드 '키토선생'의 저당·저탄수화물 식품 판매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키토선생이 지니어트 매출의 약 75%를 차지한다. 나 대표는 "지니어트의 매출 기여도도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며 "캐시워크에 비해 신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당장 추가적인 수익모델을 고민하곤 있진 않고 있다고 했다. 나 대표는 "캐시워크 유료화나 구독모델 도입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안정화가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2. 딜라이트룸의 성장법
글로벌 모닝 웰니스앱 알라미 운영사인 딜라이트룸 역시 외부 투자 없이 흑자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작년 매출 192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57%나 된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50%, 영업이익은 93% 늘었다. 2020년(매출 60억원, 영업이익 32억원)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배 이상 늘었다.

광고 효율 어떻게 높였을까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는 지난해 매출 상승의 가장 큰 이유가 광고 효율을 높인 영향이라고 했다. 작년 광고 매출은 약 13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2020년보다 4배 늘었다. 신 대표는 높은 영업이익률에 대해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써서 매출을 확 올리기 보다는 ROI(투자수익률)가 잘 나오는 선에서만 유지를 하고, 나머지 리소스는 서비스 확장이나 제품 개발 같은 수익모델 고도화 쪽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딜라이트룸이 2012년 개발한 알라미는 전 세계 97개국에서 1위를 차지한 글로벌 알람앱이다. 비몽사몽한 수면관성 상태를 단축시키는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기상미션(스쿼트, 수학문제 등) 기능을 제공한다. MAU는 450만명, 누적 다운로드는 7000만건이다. 창업 이후 매년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 중이다.

딜라이트룸의 광고 원칙은 사용자 경험(UX)을 해치지 않는다는 전제로 광고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신 대표는 "단순하게 광고를 덕지덕지 붙이면 매출은 늘겠지만, 그것보다는 이용자들이 광고가 많다고 느끼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광고를 하나 더할 때도 A/B테스팅을 해서 반응을 보고 내부에서 굉장히 많은 연구를 한다"고 말했다.

또 알라미 이용자의 85%는 해외사용자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국가 이용자들을 상대로 한 광고 모델도 만들어야 한다. 딜라이트룸은 주요 국가의 로컬 광고 파트너들과 컨택해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광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다. 특정 국가에서 굉장히 좋은 광고 네트워크 플랫폼이라고 해서 썼는데 막상 광고 수익이 안 나온다거나, 좋은 조건인 줄 알고 계약을 했더니 미끼상품인 경우였다. 신 대표는 "전세계 20~30개 정도 되는 파트너와 교류하면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여러 파트너들과 테스트하면서 노하우가 쌓였다"고 말했다.

'뾰족한' 기능으로 만든 유료 이용자

광고 매출 외 나머지는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에서 나온다. 월 5900원을 내면 스쿼트 미션 등 고급 기상 미션과 다시 잠들기 방지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유료 구독자는 7만명 수준. 대부분 알라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헤비 유저라서 이탈률이 낮다.

2019년 처음 유료 구독 모델을 도입할 때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과연 사람들이 알람앱을 돈 주고 쓸까'를 질문해야만 했다. 답을 얻기 위해 이용자들을 인터뷰했다. 아침 30분을 확보할 수 있다면 한달에 몇천원 정도는 낼 수 있다는 의사가 확인됐다. 신 대표는 "2019년만 해도 OTT 외엔 구독 서비스가 적용돼있는 분야가 거의 없어 고민을 했다"며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뾰족하게 더 잘 깨우는 기능을 묶어 만들면 이용자들의 삶에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존 기능을 유료화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기능을 개발해 묶어 구독서비스를 출시했다.

구독 서비스는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유료 기능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내부에 집중해야 하는 게 특징이다. 알라미는 앞으로 일어나는 순간뿐만 아니라 자기 전 시간까지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신 대표는 "기상은 물론 자기 전에도 사람들이 제품의 가치를 확장하는 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며 "사람들이 새로운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면 이용자 유입은 물론 구독 수익화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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