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4명이 ‘혁신하지 않으면 향후 10년 내 기업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내비쳤다. 이들의 73%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주요 경제학자 중 3분의 2도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점쳤다.
글로벌 회계·컨설팅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16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제26차 연례 CEO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해 10~11월 105개 국가 4410명의 CEO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조사에서 CEO의 39%는 현재 추세로 기업을 운영한다면 향후 10년 내 경제적으로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PwC는 “CEO들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라며 “대다수 CEO는 미래를 위한 비즈니스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객 수요와 규제가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이 부족한 기업은 생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73%는 향후 1년간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PwC가 12년 전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비관적인 수치다.
CEO들은 단기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운영 비용 절감(52%), 가격 인상(51%), 제품 및 서비스 제공 다양화(48%)를 시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CEO의 60%는 향후 12개월간 인력 규모를 감축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80%는 유능한 인력을 붙잡고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임직원 보수를 깎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다보스포럼 측이 세계 경제학자 50명을 인터뷰해 내놓은 보고서에도 부정적 전망이 가득했다. 이에 따르면 경제학자 3명 중 2명은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 경제학자는 18%로, 지난해 9월 조사 때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유럽 경제에 대한 전망이 가장 암울했다. 올해 유럽의 저성장을 예상한 경제학자는 100%였다. 미국의 경우 이보다 낮은 91%의 경제학자가 저성장을 점쳤다. 중국의 경기 전망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은 반반으로 갈렸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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