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오는 1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처음으로 만나 회담을 가진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고위급 회동이다.
미 재무부는 16일 성명을 통해 "옐런 장관과 류 부총리가 거시경제 발전과 경제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옐런 장관이 노선을 깜짝 변경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류 부총리를 먼저 만나는 것이다.
류 부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이번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다. 옐런 장관은 중국이 영향령을 강화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세네갈, 잠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선 존 케리 기후특사,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대신한다.
옐런 장관과 류 부총리가 대면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국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만나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약속한 데 따른 고위급 만남으로 분석된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인권, 대만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경제 이슈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옐런 장관은 시 주석의 지배력 강화 이후 중국의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 물어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시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류 부총리는 공직 연령 제한에 걸려 지난해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명단(205명)에 들지 못해 퇴진이 예고된 상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