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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대규모 감원할 때…이재용, S급 인재 '싹쓸이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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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돌파를 위해선 ‘세상에 없는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 기술은 인재에서 나온다.”(삼성전자의 한 사장)

최근 글로벌 인력 시장의 큰손은 단연 삼성전자다.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메타, 아마존, 인텔 등 경쟁사 출신 우수 인재들을 쓸어 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주요 경영진에게 “경제위기는 우수 인재 영입의 좋은 기회”라고 강조하며 적극적인 인재 유치를 주문하고 있다.
고급 인재엔 돈 안 아껴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부터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채용설명회를 연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출신 석·박사급 인재가 주요 타깃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용 목표 인원을 따로 정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인재를 뽑기로 했다.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대부분은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감원을 했거나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의 감원을 ‘S급 인재 확보 기회’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력과 경험을 갖춘 고급 인재들이 인력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인재 유치와 관련해선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채용설명회를 수시로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외국 명문대 인재 ‘입도선매’ 추진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젊은 인재 확보에 적극적이다. 미국 인도 중국 등의 주요 대학에서 ‘될성부른 떡잎’을 ‘입도선매’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예컨대 반도체 공장이 있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UT오스틴’ 같은 명문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고 삼성전자 입사를 유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되는 인텔, 퀄컴 출신 엔지니어도 주요 타깃으로 꼽힌다. 설계, 파운드리, 패키징 등 삼성전자가 미래 사업으로 꼽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최근 극자외선(EUV) 공정 전문가인 인텔 고위 엔지니어 출신 이상훈 부사장을 영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위기에도 적극 투자
삼성전자가 직면한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4분기에는 8년여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5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작년 말부턴 강도 높은 경비 절감 대책을 포함한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그렇지만 기술 인재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게 이 회장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각 사업부장(사장급)에게 “최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사장들이 직접 뛰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9~10월 삼성전자가 연 미국 실리콘밸리 채용 행사에 DS, DX(디바이스경험)부문 사업부장들이 총출동한 것도 이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직후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며 ‘인재 경영’을 강조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출신 인공지능(AI) 전문가 승현준 사장에게 우수 인재 영입을 맡겼다.

국내외 인재 영입 관련 성과도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강신봉 전 요기요 최고경영자(CEO)를 온라인 세일즈 담당 D2C센터장으로 영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총괄 출신인 이일환 부사장은 MX(모바일경험)사업부 디자인팀장에 임명했다.

황정수/정지은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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