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이 지난달 1일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골프장 스카이72 운영사를 상대로 토지 인도 강제집행에 나선다. 스카이72 측이 대법원의 골프장 반환 판결에도 부지반납은 하지않고 영업을 강행하고 있어서다. 스카이72 골프장 내 매장과 골프샵 등 각종 시설 임차인들은 강제집행에 대한 영업손실 등 피해를 주장하고 있어 이들과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지법은 지난해 12월29일까지 골프장 부지를 인천공항공사에 반환하지 않을 경우 스카이72 골프장에 진입해 강제로 집행하겠다는 예고 조치를 실행한다.
법원은 이번 강제집행을 위해 집행관 및 수행 인력 수백명과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경찰 인력 200여 명을 동원한 상황이다. 경찰은 17일 오전 7시부터 스카이72 골프장 주변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72 측은 신규 골프장 운영사 선정과 관련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골프장 인도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스카이72 골프장 예약도 계속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72 측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행정 조치이기 때문에 공식 입장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스카이72 골프장 안에 있는 사우나, 매장, 골프연습장 등 각종 시설 임차인들은 법원의 강제집행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 16개 업체(개인)는 지난해 12월 인천지법에 점유권 등을 주장하며 제3자 이의의 소를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카이72 안에는 약 50여개의 임차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골프장 내 식당 등 시설들을 정당하게 점유하고 있다"며 강제집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골프장 주변에는 철조망까지 설치됐다.
임차인의 법률대리인인 이성희 변호사(법무법인 천고)는 "임차인들은 적법한 점유권을 가지고 있어 임차인으로서 임차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임차인 점유 시설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기 위해서는)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임차인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한 판결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72 측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5활주로 건설 예정지인 인천 영종도 운서동의 부지(364만㎡)를 빌려 2005년 10월부터 골프장과 클럽하우스를 조성·운영해왔다. 지난 2002년 협약 당시 양측은 계약 종료 시점을 ‘5활주로를 건설하는 2020년 12월 31일’로 한정했다.
이후 5활주로 착공이 늦어지면서 사업 종료 시점을 놓고 양측의 소송전이 시작됐다. 공사 측은 '계약 종료'를, 스카이72 측은 '5활주로 착공을 전제로 한 계약이므로 기간이 끝나지 않았다'고 맞섰다. 대법원은 지난달 초 1, 2심 판단을 받아들여 공사의 승소를 확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강제집행은 대법원 확정판결에 대한 법원의 후속 법적 절차"라며 "공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골프장 조속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