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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앞에 장사 없네"…'알몸 배추' 중국산 김치 수입 '역대 최대'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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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산 김치 수입액이 역대 최대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중국의 배추공장에서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김치' 사건이 발생한 후 일시적으로 감소한 수입이 1년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각종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용 부담에 국산 김치를 사용하기 어려운 외식업체 등이 중국산 김치를 선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김치 1억7000만달러 수입
15일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만6940만달러였다. 2021년 대비 20.3% 증가했다. 한국에 수입되는 김치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중국산 김치는 작년 1억6939만 달러어치 수입됐다. 2021년 1억4073만 달러 대비 20.4% 증가했다. 수입액 뿐 아니라 수입량도 26만3433톤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다.

장기간 추세적으로 증가하던 중국산 김치 수입은 지난 2021년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수입액은 2020년 1억5242만 달러 대비 7.7% 줄어들었고, 수입량이 4만톤 이상 줄어 24만605톤을 기록했다.

1년 전의 중국산 김치 감소는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식당들의 영업이 잘 되지 않아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중국산 김치의 대량 소비처인 식당 대신 집밥 수요가 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거기에 그해 3월 터진 한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 알몸의 남성이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배추' 영상이 퍼진 후 중국산 김치 불매운동이 확대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중국의 한 식품 공장 영상이 공개된 후 중국산 김치를 쓰는 식당에 가지 않거나 중국산 김치 취식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불매운동을 벌였다.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식당에 대한 인증제도가 주목을 받는 등 중국산 김치 거부 사태가 장기간 이어졌다.

정부는 저가 중국산 김치 수입이 줄고, 고가의 한국 김치가 일본 등에 수출되며 김치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됐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물가에 불매운동도 좌초
하지만 상황은 1년만에 반전됐다. 김치 수입이 급증한 것은 배추 등 김장 재료비 상승으로 김치 판매가격이 오르면서 식당 등에서 값비싼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게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김치 생산업체들은 작년 김치 판매가격을 수차례 인상했다. 대상과 CJ제일제당 등 대표적인 김치업체들이 한해동안 두번이나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식당 등에서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김치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2.5% 올랐다. 또 김장 재료비가 급등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국산 김치를 먹기 어려운 현상도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산 김치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동안 수출은 감소했다. 작년 김치 수출액은 1억4082만 달러로 1년 전 1억5991만 달러 대비 11.9% 줄었다. 수출량도 4만2544톤에서 4만1120톤으로 3.3% 쪼그라들었다.

김치 무역수지도 지난 2021년 1917만 달러 흑자에서 작년 2857만 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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