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지난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 줄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자금 운용 환경이 수십년 만에 한 번 오는 수준의 격변기를 맞이했다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블랙록은 “지난 4분기 매출이 43억달러(약 5조3500억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년 동기(약 51억달러) 대비 15% 줄었다.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10.68달러)보다 13% 감소한 8.93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 추정치(8.11달러)보다는 높았다. 블랙록은 “지난해 채권·주식 시장의 하락세가 펀드 부문에 부담을 줬다”며 “그 결과 자산과 순이익이 모두 줄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지난해 연말 자산운용 규모가 10조달러에 달했던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다. 뉴욕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아이셰어스 인덱스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부진에 빠지면서 지난 3분기 블랙록의 운용 자산 규모는 7조9600억달러(약 9900조원)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4분기엔 8조5900억달러(약 1경690조원)를 기록해 전분기보다 8% 늘었다. 지난 4분기 장기자금 순유입 규모는 1460억달러(약 182조원)로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핑크 CEO는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복잡하고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 아직 면역이 되지 않았다”며 “(자산의) 운용 환경이 수십년 동안 본 어떤 것과도 다르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2년은 지정학과 시장 모두에 있어 ‘격변기(a year of huge transition)’였다”며 “주식과 채권 양쪽 시장이 동시에 하락한 건 수십년 만에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