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중에서도 뉴욕은 세계 미술의 중심지다.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곳이어서다. 전 세계에서 그림 좀 그린다는 화가들은 죄다 뉴욕에 짐을 푼다. 상상력을 풀어내기 좋은 분위기에 작품을 사줄 ‘큰손’ 컬렉터도 넘쳐나기 때문이다.
세계 미술 수도의 ‘국가대표 작가’는 누굴까. 에드워드 호퍼(1882~1967)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이런 설문조사를 하면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평생을 뉴욕에서 작품 생활을 한 그는 쓸쓸한 풍경과 외로움, 후회, 지루함 등 미묘한 감정을 잘 표현해 ‘현대인의 고독을 가장 잘 풀어낸 화가’란 평가를 받는다.
호퍼는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작가’로도 불린다. 수많은 예술가가 호퍼의 그림을 모티브로 소설과 시를 쓰고 영화를 찍었다. 아쉬운 건 호퍼가 세상에 남긴 작품 수가 366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작품 수가 적은 데다 웬만하면 1000억원이 넘는 비싼 가격 탓에 미국이 아닌 장소에서 그를 만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런 그의 작품들이 오는 4월 서울시립미술관에 걸린다. 미국 대표 작가의 주요 작품을 비행기값 들이지 않고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미술 애호가들에겐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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