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일상 회복으로 지난해 취업자가 81만여 명 늘며 2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고용률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세는 7개월 연속 둔화하는 등 경기 침체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808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81만6000명(3.0%) 증가했다. 2000년(88만2000명) 후 최대 상승폭이다. 고용률은 62.1%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상승해 196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실업률은 2.9%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실업자는 83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5000명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일상 회복에 따른 활동 증가, 돌봄 수요 확대, 상반기 수출 호황 등이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체 취업자 수 증가분의 55%에 달하는 45만2000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경제활동의 허리를 담당하는 30·40대는 증가폭이 4만9000명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도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8만 명)이 가장 많이 늘었다. 정부 예산으로 만들어진 노인 일자리 증가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 침체 여파도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보면 취업자는 50만9000명 증가했다. 2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증가폭은 6월부터 7개월째 둔화했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폭도 작년 8월 전년 동월 대비 24만 명에서 12월엔 8만6000명으로 급감했다. 농림어업과 건설업은 각각 1만4000명, 1만2000명 줄며 감소로 전환했다.
올해는 경기 둔화와 기저효과로 고용 상황이 위축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폭을 10만 명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용은 지난해 이례적 호조세에서 장기 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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