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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300 회복 vs 사상누각 장세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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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9~13일) 미국증시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기업들의 실적 발표 등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공산이 크다. 국내 증시는 지난 주말 미 증시 급등 효과에 힘입어 주 초반 상승세를 보이겠으나 미국 CPI,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중국 지표, 한은 금통위 결과 등을 소화하면서 변동성이 예상된다.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는 2230~2350선(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이다.
■ 코스피 상승 출발 예상
미 증시가 지난 주말 임금 상승 속도 둔화와 경기에 대한 연착륙 가능성이 부각되며 급등한 점은 9일 한국 증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MSCI 한국 지수 ETF는 5.05%, MSCI 신흥 지수 ETF는 2.09%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52.90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7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1%대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점 등은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라며 "다만 국내 기업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주 대비 2.3%나 하향 조정되는 등 이익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수 모두 기준선을 하회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 등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 미국증시 호조에 1% 이상 강세 출발할 전망"이라며 "2300선 회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이 오히려 업황 회복 속도를 빨리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 중"이라며 "여기에 자동차, 2차전지 등 부진했던 업종들도 반등이 시작됐고 중국이 코로나 팬데믹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작용하면서 IT 관련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악화, 실적 부진에 초점을 맞추고, 당분간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미국 금리인하, 중국 경기회복,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약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며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추세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로, 사상누각(沙上樓閣) 같은 장세가 지속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 美 12월 CPI 주목
지난 주말미국 증시는 고용지표 호조에도 시간당임금 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자 서비스 물가도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큰 폭의 상승세로 마감됐다.(다우 +2.13%, 나스닥 +2.56%, S&P500 +2.28%, 반도체 지수 +4.7%, 유가 -0.32%)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12월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 시장은 환호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반대의 흐름이 나올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2월 CPI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올라 전달의 7.1%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0%로 11월의 0.1%보다 완화했을 것으로 봤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12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5.7%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11월에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6.0% 올랐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경우 올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최종 금리 전망치도 낮아질 수 있다. 시장에선 Fed가 올해 2월과 3월에 각각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오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이번 주에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나온다. 13일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등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이뤄진다.
■ 중국 리오프닝 효과 이어질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 중국 증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부동산 시장 회복 등에 대한 기대에 소폭 상승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08%, 선전성분지수는 0.32% 올랐다. 상하이는 닷새, 선전은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지난주 170억위안(약 3조1400억원)어치의 본토 주식을 순매수했다. 주간 기준 9주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중국 당국은 이날 생애 첫 주택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부동산시장 부양책을 내놨다.

이번 주에는 12일 물가지수, 13일 무역수지 등의 지표가 발표된다. 장바구니 물가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2월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11월(1.6%)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10~11월 각각 -1.3%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12월 추정치는 -0.1%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작년 10월 -0.3%로 떨어진 데 이어 11월에는 -8.7%로 악화했다. 중국의 수출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건 2020년 5월 이후 29개월 만이다. 12월 추정치는 -3.2%다. 선진국 경기 둔화에 따른 주문 감소로 수출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 줄줄이 인하
국내 자금시장 경색이 완화되면서 연초부터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금리를 잇달아 인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5일부터 발행어음 금리를 0.1∼0.35%포인트 내렸다. 1년 만기인 발행어음 금리는 5.25%에서 4.90%로 떨어졌고, 271∼364일(5.15%→4.85%), 181∼270일(5.10%→4.80%), 91∼180일(4.70%→4.45%), 61∼90일(4.20%→3.90%) 약정 상품도 하향 조정됐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2일부터 5%대 발행어음 금리를 0.2∼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181∼270일 약정 상품은 금리를 5.30%에서 5.10%로 인하했으며, 그 이상 기간과 적립식 상품은 0.25%포인트씩 내려 5%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떨어뜨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이미 6개월물 이상인 경우 금리를 0.5∼0.6%포인트씩 내려 3∼4%대 후반에서 대부분의 발행어음을 발행하고 있다. KB증권도 현재 1년물(5.05%)을 제외한 1∼9개월 약정 발행어음은 금리가 3∼4%대다. 한국투자증권과 일부 특판 상품을 제외하면 이달부터 5%대 금리의 증권사 발행어음은 자취를 감춘 셈이다.
■ 건설주 규제완화 효과 이어질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부진하던 건설주가 지난주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정부가 대규모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진 덕분이다. 시장에선 추세적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기대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 지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발표된 지난 3일 이후 4거래일 동안 5.2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89%)보다 높았다. 개별 종목들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사들의 실적이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는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9% 늘어난 1193억원에 그칠 전망이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2.7% 증가한 1517억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금리 인상, 부동산 시장 위축 등 근본적인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워 추세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긴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건설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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