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자취를 감췄던 신용등급 A급 기업이 회사채 시장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장기물 대신 단기물을 활용하고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는 등 투자 수요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A+급)는 이달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자회사인 하나에프앤아이(A급)도 오는 18일 6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한다.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끌기 위해 회사채 만기를 최대한 짧게 가져간 게 특징이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회사채를 전액 만기 1년6개월짜리로 발행할 방침이다. 하나에프앤아이 회사채도 1년 만기 300억원과 2년 만기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산업은행 지원을 받는 A급 기업도 등장했다. 효성화학(A급)은 최근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년 만기 회사채 1200억원어치 발행 작업을 추진 중이다. 산은이 인수단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면 일부 물량을 산은이 사들일 예정이다. 지난 3일 롯데건설 회사채 발행에서도 인수단에 포함된 산은이 900억원어치를 매수해 미매각이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회사채 시장은 우량채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 A급 일반 회사채(A-~A+) 발행 규모는 6조3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5%가량 급감했다. AAA급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2조3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가량 늘어났다.
‘연초효과’의 온기는 기업어음(CP) 시장까지 퍼졌다. CP 금리는 91일물 기준으로 전날보다 0.04% 하락한 연 4.97%에 장을 마감했다. CP 금리가 4%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1월 8일 후 두 달 만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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