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세가 깊어지는 가운데 유독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전재산 몰빵을 서슴지 않는 테슬라 주주들입니다.
테슬라 주주들은 주주가 아니라 종교인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회사에 대한 믿음이 광적이라는 의미로 ‘테슬람(테슬라+이슬람)’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런 테슬라 주주들이 지옥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주주는 이혼 위기에 몰렸을 정도로 손실이 커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6일 나스닥에 따르면 전날 테슬라는 2.9% 내린 110.34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장전 거래에서 7% 가까이 하락하며 10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주가는 작년 11월 최고점(407달러) 대비 4분의 1 토막 났습니다. 작년부터 집중 매집에 들어간 한국 투자자들은 평균 50%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투자자들 중에는 인생을 건 이들이 많았습니다. 전재산을 테슬라에 올인한 뒤 세계 일주 하는 부부, 생활비를 제외한 모든 돈을 테슬라에 넣는 부부가 화제가 됐습니다.
테슬라 주식에 올인하고 해외 여행을 다니고 있다고 소개한 한 부부 유튜버는 “우리는 돈이 들어오면 최대한 주식을 사고 현금을 남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한 대기업 사원이 가족들과 테슬라에 전재산을 넣었다고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테슬라에 자신과 가족의 명운을 건 사람은 수없이 많습니다.
테슬라에 대한 전망은 극과 극입니다. 테슬라를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는 성장 기업으로 본다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절대적 저평가 구간에 있습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22.1배까지 내려왔습니다. 2021년 말 PER이 1000배를 웃돌던 것과 비교해 많이 저렴해졌습니다.
하지만 테슬라를 단순한 전기차 회사로 본다면 밸류에이션이 낮은 편이 아닙니다. 전기차로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차는 5.19배, 기아는 3.72배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독일 3사도 3~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은 전자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앞다퉈 매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증권가에서 한국 개미들은 이미 ‘큰손’으로 통합니다.
최근 1년 한국인들은 테슬라 주식을 약 3조4700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한국인 투자자의 테슬라 지분율은 1.84%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제외하고 5번째로 높습니다.
테슬라에 관심이 없던 개미들도 떨어지는 칼날 잡기에 나섰습니다. 주식 게시판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길 기도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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