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밈 주식(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을 탄 주식)인 베드배스앤드비욘드(종목명 BBBY)가 파산보호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생활용품 판매기업인 베드배스앤드비욘드가 조만간 파산보호신청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회사도 보도자료를 내고 재무구조가 악화했음을 인정하며 리파이낸싱(차환), 자금 조달, 파산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가 위기에 처한 이유는 부진한 실적에 따른 현금 고갈과 재고 부족에 있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9~11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3% 줄어든 12억5900만달러, 순손실이 1억달러 이상 늘어난 3억858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도 발표했다. 보유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대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해 매장에서 판매할 제품을 납품받기 어려워졌다. 제품 공급사들은 베드배스비욘드에 대금을 선지급하거나 보험에 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매장에 충분한 상품을 갖추지 못하게 되면서 고객이 줄어들고 매출도 축소됐다. 블랙프라이데이에 할인 쿠폰을 발행하며 고객 확보에 주력했지만 성과가 미미해 위기가 가중됐다.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주가는 29.88% 떨어진 1.69달러에 마감했다. 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에서 추가로 8.3% 하락해 1.54달러까지 밀렸다. 시장 일각에서는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주식이 페니스톡(penny stock·주가가 1달러 미만인 주식)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페니스톡은 한국 증시의 동전주(주가가 1000원 미만인 주식)와 같은 개념이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 밈 주식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1년 초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주가는 5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지난해 초에는 반려용품 유통업체 츄이를 설립한 라이언 코헨이 베드배스앤드비욘드에 투자했다가 같은 해 8월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