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5기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가 출범했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는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이 공동위원장이 되고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위원, 전문성과 경험을 지닌 산학연, 시민단체 민간위원들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범정부 거버넌스 기구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이라는 중요한 책무를 맡게 돼 어깨가 무거움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2013년 공공데이터법을 제정하고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이라는 중점 국정과제를 통해 그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국민 누구나 공공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고 그 수는 7만4000개가 넘는다.
개방된 공공데이터는 사회 현안 해결, 비즈니스 창출, 연구 등에 활발히 쓰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시민·기업과 함께 데이터를 수집, 개방하고 웹과 앱으로 서비스한 공적 마스크·요소수 데이터 사례로, 데이터가 민관 협업의 매개체가 돼 국가 사회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알려준 계기가 됐다. 부동산, 교통, 보건의료, 교육 등 개방된 데이터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소중히 활용되고 있다.
공공데이터는 학계에도 활발히 활용된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 50만 번 이상 다운로드된 ‘월고집(月皐集)' 데이터는 신라시대 이후 주요 선현의 문집을 편찬·간행한 국내 최대 문집 총간으로, 한문학과 국문학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니 공공데이터가 인문학 연구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을 위한 모든 데이터의 개방과 연결’이라는 비전 아래 ‘4차 공공데이터 기본계획’을 의결하고 공공데이터 정책을 다시 한번 발전시키고자 한다.
수요가 높은 사법부 데이터와 국회 회의록 등 문서를 기계 판독 가능한 데이터로 개방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재난안전, 교육 등 국가 미래와 사회 현안 대응을 위한 신규 데이터 제공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신산업 육성에 필요한 비정형 및 연구개발 데이터의 개방을 촉진하고, 진위 확인 서비스 방식 등 대체적 개방도 제공할 것이다. 또한 공공데이터의 품질인증 제도를 도입하고 표준화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처럼 데이터도 우리가 불러주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불과하다. 목적을 갖고 다른 데이터와 연계해 사용할 때 꽃이 된다. 위원회는 데이터 개방 수에 집착하지 않고 사업화·연구 등에 필요한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사회 현안을 시민사회와 함께 풀어 가는 데이터 기반 리빙랩도 활발히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공공데이터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가 3회 연속 세계 1위의 글로벌 공공데이터 선도국으로서, 지난 10년간의 노력과 성과를 넘어 향후 10년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는 민관의 협력을 바탕으로 행안부 등 범정부 기관과 정책 역량을 집중해 공공데이터 및 디지털플랫폼정부 정책의 성공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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