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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RCO·빈필…새해 서울은 '클래식의 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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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수그러든 이후 온전하게 맞이하는 첫해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오미크론으로 변신한 코로나19 위력에 국내 공연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미리 공연계획을 짤 수 없다 보니 한국을 찾는 해외 아티스트도 많지 않았다.

올해는 상황이 완전 다르다. 세계 3대 교향악단으로 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빈 필하모닉을 비롯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LGO), 뮌헨 필하모닉 등 최정상급 악단이 잇따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밤베르크 심포니, 로테트담 필하모닉, 함부르크 심포니,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루체른 심포니, 체코 필하모닉, 오슬로 필하모닉 등 유럽 명문 악단들도 국내 무대에 오른다.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라인업만 보면 ‘역대 최강’이란 평가가 나온다. 2023년을 달굴 클래식 공연과 무용, 연극, 뮤지컬 작품 등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3월, 정명훈의 브람스·조성진의 베토벤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의 포문은 4년 만에 방한하는 475년 전통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연다. 2012년부터 이 악단의 수석 객원지휘자로 일하고 있는 정명훈과 함께 3월 7~8일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의 교향곡 전곡(1~4번)을 들려준다. 앞서 3일 롯데콘서트홀과 5일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을 협연하고,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을 연주한다.

6년 전 지휘 명장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와 함께 처음 내한했던 밤베르크 심포니도 3월에 한국을 찾는다. 29일 예술의전당에서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김선욱 협연)과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을 들려준다.

고(古)음악의 거장 필립 헤레베헤의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도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2017년 베토벤 교향곡 5번과 7번을 원전 연주(작곡 당시 악기로 연주)로 들려줘 호평받은 헤레베헤가 이번엔 5월 17일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3번과 모차르트 41번을 연주한다.

RCO와 함께 네덜란드를 대표하는명문악단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34세 상임 지휘자 라하브 샤니와 함께 6월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2020년 도이치그라모폰 전속 아티스트가 된 후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브람스 협주곡을 협연한다. 스위스 대표 악단 루체른 심포니는 미하엘 잔데를링의 지휘로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5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27일에는 지난해 서울시향과의 협연에서 유려한 연주력을 뽐낸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베토벤 협주곡을, 28일에는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이후 최고 스타로 떠오른 임윤찬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협연한다.

지난해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도이치 캄퍼필하모닉과 내한했던 지휘 명장 파보 예르비가 올해는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10월 13일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5번 ‘운명’을 연주한다. 김봄소리가 닐센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노르웨이 명문 악단 오슬로 필하모닉은 27세 상임 지휘자 클라우스 마켈라와 함께 10월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RCO 차기 음악감독에 선임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마켈라의 첫 내한 공연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이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협연한다.

11월,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 ‘빅 매치’
11월 6~16일 서울은 ‘세계 클래식 음악의 수도’가 된다. 빈필과 RCO, 베를린필, LGO가 이 기간에 모두 8회 내한공연을 열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해 11월에 이어 빈필이 1년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러시아 출신의 40대 지휘자 투간 소기에프의 지휘로 6일 롯데콘서트홀, 8일 예술의전당에서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 베토벤 교향곡 4번, 브람스 교향곡 1번 등을 연주한다. 중국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이 생상스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이어 RCO가 11~13일 중 이틀간 롯데콘서트홀, 베를린필은 11, 12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 두 곳이 같은 날 서울에서 연주하는 건 처음이다. RCO는 2008년 음악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베를린필(2위)과 빈필(3위)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명문 악단이다. RCO의 내한은 다니엘레 가티와 함께한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이탈리아 명지휘자 파비오 루이지가 지휘봉을 잡고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등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리스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2017년 사이먼 래틀과 내한했던 베를린필은 이번엔 2019년부터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는 키릴 페트렌코와 함께한다. 11일에는 베르크의 관현악을 위한 세 개의 작품과 브람스 교향곡 4번, 12일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와 함께 조성진의 협연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들려준다.

280년 전통의 LGO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2018년부터 이 악단을 이끌고 있는 라트비아 출신 안드리스 넬슨스가 함께 내한해 15~16일 예술의전당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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