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계묘년의 화두로 ‘위기 극복’과 ‘지속 성장’ 등을 꼽았다. 위기 극복을 위해 ‘고객 경영’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도 신년사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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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보낸 신년 인사에서 “지지하는 ‘찐팬(진짜 팬)’이 얼마나 있는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는지가 곧 기업의 가치”라며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및 이해관계자의 신뢰의 크기와 직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신뢰 구축에 필요한 핵심 요소로 데이터를 지목했다. 최 회장은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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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고객 목소리 경청 활동(VOC)을 넘어 고객몰입 경영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고객 목소리를 열심히 듣고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을 다면적, 다차원적으로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그러면서 올해를 ‘고객 몰입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고객 몰입경영은 경영전략, 조직문화 등 경영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이 가장 중심인 경영을 뜻한다고 조 회장은 소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지난달 20일 미리 배포한 신년사에서 “2023년은 여러분이 LG의 주인공이 돼 ‘내가 만드는 고객가치’를 찾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며 ‘고객가치’ 경영을 강조했다.
그룹 총수들은 내년 경영환경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세계 경기 하락과 유가·환율·물가 급변동 등 일련의 사업환경 변화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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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기 속에서도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를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올해는) 신중함을 취한다고 해서 소극적이어선 안 되며 업무 일선에선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새로운 시장 진출 등에서 적극 기회를 모색하고 재무구조 강화에 계속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자력, 수소 등 기존 주력 사업뿐 아니라 협동로봇, 수소 드론, 3차원(3D) 프린팅, 가스·수소 터빈 등의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력 확보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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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회장은 “지금까지 꾸준히 추진한 디지털 혁신과 스타트업 투자로 만든 사업생태계가 유례없는 장기 침체기를 맞아 생존력을 높이고 신사업을 창출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3일 오프라인 신년회를 열어 신년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은 2014년 당시 이건희 선대 회장의 신년사 이후엔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명의로만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