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8일 16: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위기의 시대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리더십의 위기이기도 하다. 그간 우리가 집단적으로 축적해 온 리더십의 경험과 원칙만으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상황을 이해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리더십 위기의 시대, 과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각 분야 의사결정자의 리더십 스타일에 따라 어떤 결과물이 도출될지, 보다 긍정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해 채택해야 하는 리더십의 접근방식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수천 년의 농경 문화, 수백 년의 유교 전통 등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우리는 무결점의 리더에 대한 인식과 기대를 스스로 강화해왔고, 세계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가부장적 질서와 연공서열 제도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현재까지도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비현실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사람을 탁월한 리더로 숭상해왔다.
이는 리더가 더 많은 권한을 갖고자 하는 욕망을 정당화시키고, 권력과 권한이 리더에게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일반 구성원들 또한 자신의 리더가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항상 명쾌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리더가 자신보다 더 많은 정보와 전문 지식, 그리고 자원을 갖고 있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셔츠 속에 슈퍼 히어로의 복장을 입고 있는 리더를 상상하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그 누구보다 정상에 서 있는 무결점의 완벽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는 리더십은 규칙과 해결방안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문제없이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올바른 해결책과 명백한 선례가 없고 모호함과 불확실함으로 가득 차 있는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요인들이 상호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재와 같은 글로벌 환경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모든 사람 위에 완벽하게 군림할 수 없다.
또한 책임과 주도권이 보다 광범위하게 분산되어야 하는 지식 작업의 증가에 따라 많은 조직에서 과거 수십 년 동안 지속되었던 수직적 조직구조의 강점이 퇴색되고, 협업의 중요성이 강화됐다. 위계적 질서에 따라 한 명의 리더가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각 상황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전문성과 역량을 보유한 사람이 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려야하는 시기에 도달했다. 리더가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답을 줄 수 있는 단 한 명의 리더가 되고자 하는 노력을 빨리 중단할수록 조직은 더 성장할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리더의 임무는 더 이상 명령하고 통제하는 게 아니다. 모든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을 포용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역량과 행동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리더는 자기 자신을 강점과 약점을 모두 가진 불완전한 존재로 인정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족한 역량을 채워줄 수 있는 인재를 찾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리더 혼자서 과도한 리더십의 부담을 짊어질 뿐만 아니라 한쪽으로 기울어진 배의 키를 잡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