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암호화폐의 겨울)'가 장기화하면서 암호화폐 채굴업체들이 줄도산 위험에 빠졌다. 코인 가격 급락, 비용 상승 등 잇단 악재에 채굴업자들이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한 탓이다. 업계 최대 채굴업체이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코어사이언티픽이 파산 절차에 들어갔고, 나스닥·런던증권거래소(LSE) 상장사인 아르고블록체인은 상장폐지 경고 끝에 나스닥 거래가 중단됐다. 채굴업 침체는 다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28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업체 아르고블록체인은 27일(현지시간)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거래 중단을 요청했다. 이 업체는 앞서 지난 10일엔 LSE에서도 거래가 한시 중단됐다. 아르고는 "28일(현지시간) LSE 개장 전에 중요한 발표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나스닥에 거래 일시 중단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아르고는 앞서 지난 16일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경고를 받았다. 주가가 직전 30영업일 연속 1달러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상장폐지를 면하려면 내년 6월 12일 전까지 최소 10영업일 이상 1달러 이상의 주가를 유지해야 한다. 거래 중단 직전 거래일인 23일 기준 아르고의 주가는 0.54달러다.
당시 아르고는 "보유 현금이 부족해 향후 1개월 간 정상적인 영업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파산은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 채굴업은 긴 침체기를 겪고 있다. 앞서 21일(현지시간)에는 세계 최대 채굴업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코어사이언티픽이 미국 텍사스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코어사이언티픽은 지난 7월 루나·테라USD 사태의 여파로 파산한 코인 대출업체 셀시우스를 주요 고객으로 보유했던 업체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그리니지 제너레이션 홀딩스, 디지호스트 테크놀로지 등 대형 코인 채굴업체들이 줄줄이 파산 위기에 처한 상태다.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고점 대비 5분의1 수준으로 급감한 반면, 채굴에 들어가는 에너지 가격은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채굴 수익성 악화로 많은 채굴업자가 도산하거나 장비 가동을 포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하락 압력을 받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9% 하락한 1만6716달러였다.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약 1% 내린 1212달러에 거래됐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