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대부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는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최희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62·사진)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ESG 전략을 이끌어야 기업문화부터 지배구조 개선까지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은행장 임기는 2~3년가량으로 미국 등 선진국 은행과 비교해 짧은 편이다. 은행장이 ESG 같은 비재무지표 성과보다 자산과 순이익 등 당장 눈에 들어오는 경영 실적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는 “은행장이 조바심 내지 말고 ESG 사업을 균형감 있게 추진하면 경영 실적 개선도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최 의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과 국제경제관리관,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등을 거친 국제통이다. 2021년 5월까지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을 맡아 우리나라가 보유한 140조원 규모의 외화 자산 운용을 총괄하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누비면서 ESG 경영의 중요성을 체감했다고 했다.
SC제일은행은 ‘ESG 경영 명가’로 꼽힌다. 한국ESG기준원이 103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배구조 평가에서 올해까지 4년 연속 ‘A+’ 등급을 받은 데 이어 금융회사 처음으로 ‘지배구조 명예기업’으로 뽑혔다. 지배구조 명예기업상이 나온 것은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최 의장은 이번 명예기업 수상 비결을 ‘이사회 중심 경영 노력’에서 찾았다. SC제일은행은 연말 이사회에서 내년 계획과 중·장기 전략을 확정한다. 이사회가 암호화폐 인터넷은행 등 의제를 선정해 논의하는 회의도 반기마다 연다. 회의는 일방적인 발표가 아니라 참석자 간 토론과 질의응답으로 진행한다. 그는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비용 문제로 ESG 경영이 단기성 사업에 그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 의장은 “이익이 감소하면 당장 ESG 사업부터 줄이는 기업이 적지 않다”며 “그간 노력을 감안해서라도 끈기 있게 사업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이소현/사진=허문찬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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