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술주 등 전반적인 주식 폭락장에서 매크로 헤지펀드가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크로펀드는 세계 각국의 거시경제 상황을 분석해 주로 채권, 외환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맥을 못 추던 매크로펀드가 올해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크로펀드는 2008년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시중 유동성 공급을 위해 채권 매입 정책을 펼치면서 낮은 변동성으로 인해 한동안 실적이 저조했다.
올해 성적표는 달랐다. 러시아 전쟁과 사상 최고치 물가상승률,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에 의한 경기 침체 전망 등 거시경제 상황이 불투명해지고 시장이 혼란을 겪으면서다. 데이터그룹 HFR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20% 주가 하락세를 겪은 동안 매크로펀드들이 올린 수익률은 평균 8.2%였다.
매크로펀드들의 주요 수익원은 수익률이 0.7%에서 4.3%로 치솟은 미국 2년 만기 국채와 1%에서 3.6%로 오른 미국 10년 만기 국채 등이었다. 가장 최근엔 일본 중앙은행이 그간 고수해오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갑작스레 조정(긴축)하면서 급등한 일본 국채 수익률의 덕을 봤다.
억만장자 트레이더 크리스 로코스가 운용하는 매크로펀드는 영국 정부가 '미니 예산'으로 대규모 감세 정책을 내놨다가 철회하면서 촉발된 파운드화 폭락 등 금융시장 혼란에 베팅해 45.5%의 수익률을 거뒀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매크로펀드는 하이더캐피털이 운용하는 주피터펀드다. 채권과 원자재 투자를 통해 19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