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4∼26일 평균기온은 영하 4.2도를 기록했다. 이는 기상관측망이 본격적으로 확충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파와 함께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폭설이 내렸는데, 지난 23일 광주에서는 하루 만에 32.9㎝ 눈이 쌓이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일최심신적설 수치를 기록했다. 일최심신적설은 '하루 새 쌓인 눈의 최대 깊이'를 말한다. 광주의 일최심신적설 최대치는 35.2㎝다.
이처럼 최근 2주 동안 계속된 한파와 폭설의 원인은 북극을 둘러싸고 도는 소용돌이가 약해지는 '음의 북극진동'에 있다고 기상청이 7일 발표한 기후분석 자료에서 밝혔다.
저위도로 내려온 북극의 찬 공기가 우랄산맥에서 발달한 기압능 사이에 갇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으로 자주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또 대륙고기압이 확장할 때 서해상에서 해기차(대기와 해수면 온도 차)가 15도 이상으로 커지면서 눈구름이 발달했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2020년 8월 시작해 이어지고 있는 '라니냐'도 한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일본 남동쪽에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로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북극진동의 강도와 지속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있지만, 내년 1월까지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1월 후반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