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해상운송료가 5분의 1 토막으로 떨어졌다. 내년 한국 조선업계 수주액은 40% 이상 증발할 전망이다. ‘경기 바로미터’로 통하는 산업 지표들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의 징후가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3일 전주보다 16.2포인트 내린 1107.09를 기록했다. 6월 10일 이후 27주 연속 하락해 2020년 7월 31일(1103.47) 후 최저점으로 추락했다. 역대 최고치인 올해 1월 7일(5109.6)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내년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인 600~700대로 내려가 해운업체들의 수익성을 갉아먹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계도 수주액이 큰 폭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액은 220억달러로 2022년과 비교해 42.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계 전반의 경기를 보여주는 제조업 가동률은 지난 10월에 전달보다 2.7%포인트 떨어진 72.4%를 나타냈다. 코로나19를 겪던 2020년 8월(70.4%) 후 최저치다.
나빠진 경기 흐름은 직장인의 살림살이도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9월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제 임금 수준) 평균은 375만원으로 작년 9월보다 2.3% 줄었다. 실질임금 감소세는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도 증발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우리은행 등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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