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 무차별 포격을 퍼부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10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고 돌아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불타는 차들과 건물의 부서진 창문, 거리의 시신 등의 사진을 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는 이 사진들을 민감한 콘텐츠로 표시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것은 민감한 내용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인의 실제 삶이다”라고 썼다. 이어 “이것들은 군사 시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은 테러이며, 위협과 쾌락을 위해 죽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의 미사일은 헤르손 자유광장에 있는 슈퍼마켓 바로 옆에 떨어졌다. 유리 소보레우스키 헤르손 제1부의장은 “그곳에는 시민들이 있었다”며 “피해자 중에는 휴대폰 심(SIM) 카드를 판매하는 여성과 트럭에서 짐을 내리는 사람, 행인들이 포함됐다”고 했다.
헤르손당국은 러시아군이 전날에도 헤르손 지역을 74차례 포격해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 러시아에 빼앗긴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지난달 8개월여 만에 되찾았다. 퇴각한 러시아는 이에 앙갚음하듯 헤르손의 주요 기반 시설을 연일 포격하고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전쟁에 신경을 쏟는 동안 러시아는 조용히 아프리카 각국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민간 용병단체 와그너그룹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 한가운데 있는 자원 부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상당 부분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와그너그룹이 통제하고 있는 금광과 다이아몬드광산, 삼림 등의 자원에서는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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