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트업의 성장 공식과 반대의 길을 걸어가는 곳이 있다. 사업성을 먼저 검증한 뒤 투자를 받겠다는 마음으로 자금 유치를 지금껏 미뤄왔다. ‘반값 수수료’를 내걸면서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도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공언했다. 최종석 캠핑톡 대표(50·사진) 얘기다.
서울 다동에 있는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입주센터에서 최근 만난 최 대표는 “40대 중반에 다니던 회사를 나와 2018년 캠핑톡을 설립한 이후 어느새 50대가 됐는데 욕 먹어 가면서까지 사업하고 싶지 않다”며 “캠핑장 사장님들과 함께 크는 ‘착한 플랫폼’을 증명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캠핑톡은 지역, 테마, 주요 부대시설 등 조건을 검색하면 원하는 날짜에 최적의 제휴 캠핑장을 쉽게 찾아 예약·결제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법인 설립 전에는 50만 명의 캠퍼 회원이 있는 캠핑 전문 커뮤니티였다. 성장 한계에 부딪혀 시장에 매물로 나온 캠핑톡을 최 대표가 인수해 2018년 4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캠핑톡은 네이버의 예약 대행사업으로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세로 캠핑 인기가 높아지자 최 대표는 3명의 개발자를 영입하고 자체 앱 개발에 나섰다.
최 대표는 캠핑을 해본 적 없는 ‘캠알못’이었다. 하지만 영업엔 자신 있었다. 그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통신회사 텔코인에서 제휴사업 총괄만 13년을 한 베테랑이었다. 최 대표는 캠핑장 영업을 전담하며 전국 450개 캠핑장과 제휴를 맺었다. 2018년 17억원이던 캠핑톡의 거래액은 올해 29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해 매출은 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국내에 있는 캠핑장은 3000곳 정도다. 그중 캠핑톡은 450개의 글램핑캐러밴, 오토캠핑장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캠핑 예약 플랫폼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캠핑톡은 사업 초기 반값 수수료를 내세웠다. 최 대표는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슈퍼 앱이 된 대형 플랫폼들이 수수료를 높이는 바람에 제휴 점주들의 불만을 사는 경우를 옆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수료를 올리면 수익이 늘어날 것 같지만 결국에는 이탈하는 캠핑장이 나오면서 제 살 깎기가 될 것”이라며 “내 이익을 위해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그동안 캠핑장 사장님들에게 한 약속을 어기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캠핑톡의 내년 목표는 직영 캠핑장 개설이다. 캠핑톡의 직영 캠핑장은 최 대표가 강조하는 ‘착한 플랫폼’의 시험 무대다.
그는 “플랫폼은 제휴 숙박업체의 매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핵심 상권에 들어가서 직영 사업을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경쟁’이 되고 만다”며 “캠핑톡은 인구 소멸 지역, 폐교 등에 직영 캠핑장을 세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글=허란 기자/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why@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