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한동안 자제령이 내려진 은행채 발행이 19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2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은행권은 우량 채권인 은행채로 시중자금이 쏠려 나머지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는 ‘구축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환 물량 위주로 은행채 발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제3차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 회의’를 열고 은행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날 곧바로 각각 2500억원, 2800억원 규모의 은행채 공모 발행에 착수했다. 모두 20일 만기가 돌아온 은행채를 차환할 목적이다.
은행들은 지난 10월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은행채 발행을 사실상 중단했다. 은행채로 자금이 몰려 일반 회사채나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은행채 순발행액은 9월 7조4600억원에서 10월 2600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11월엔 -3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그동안 다양한 은행채 발행 수요가 발생했다. 기존에 찍은 은행채의 만기가 다가오고 채권 대신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기업대출 수요도 커졌다. 신용등급 AA- 회사채(3년물) 금리가 최근 두 달 새 0.5%포인트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도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차환분(2조3000억원)부터 점진적으로 은행채 발행을 재허용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 대출금리 오름세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이 막히자 그동안 예·적금 금리를 끌어올려 수신액을 채우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수신금리 경쟁에 불이 붙자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대출금리도 덩달아 뛰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