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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1시간 근무→등산' 심근경색 사망…법원 "과로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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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1시간 근무를 한 후 주말 등산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근로자 측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00년 한 회사에 입사한 A씨는 2017년 임원으로 승진한 뒤 같은 해 2월 경기 수원의 광교산을 등산하던 도중 정상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법의학연구소는 심장질환에 의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인을 추정했다.

유족은 "부서장인 A씨가 밤늦게까지 고객사의 민원을 확인하는 등 정신적 부담이 심한 업무에 종사하면서 사망 전 12주 동안 업무 부담이 증가했다"며 업무상 재해에 따른 보상금(유족급여 및 장의비)을 청구했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업무 내용에서 사망을 유발할 정도의 돌발상황이나 급격한 환경 변화를 확인할 수 없었고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추가 근로 부담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급을 거절했다.

유족은 재심사를 청구했으나 이마저도 기각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망 전 일주일간 51시간 29분, 4주간 주당 평균 51시간 6분을 근무해 최근 3개월 평균 근무 시간인 47시간 25분을 초과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사망 전 24시간 이내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미국 출장 이동시간이 업무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비행기 탑승 시간 모두를 근무 시간으로 볼 수 없으며 인과관계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부서장으로 고객의 요청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업무적인 스트레스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업무를 총괄하지는 않았고 보통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업무상 스트레스를 초과한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3년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소견을 받았음에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았고, 과거 15년간 하루 20개비의 흡연력이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등산을 하면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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