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4만7217호로 집계됐습니다. 전월(4만1604호) 보다 13.5%나 증가했으며 작년말(1만7710호)과 비교하면 2배나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미분양이 가장 많은 주택규모는 60~85㎡로 중형주택입니다. 그동안 분양이 적었던 85㎡를 초과하는 대형주택의 경우 10% 수준(4745호)에 불과합니다.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분들이 주목해야하는 규모별 미분양 주택 현황입니다. 수도권의 증가세도 눈에 띕니다. 지방의 미분양 주택이 많이 늘었지만 비중은 수도권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2022년 10월 현재 전체 미분양 주택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8.3%인데 이는 작년말 8.5%에서 두 배 넘게 증가한 비중입니다. 현재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지방과 수도권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 발 금융위기 당시(2008년말) 미분양주택은 무려 16만5000호를 넘었습니다. 금융위기로 인해 주택수요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족족 미분양으로 집계됐습니다.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의 미분양 주택수는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2008년 1년동안 12만2066호에서 16만5599호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증가속도는 너무 가파릅니다. 미분양의 이유를 살펴 필요할 경우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됩니다.
미분양 주택 통계를 살펴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분양은 급격히 늘어나는데 반해 ‘준공 후 미분양’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입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주택을 이야기합니다. 사실 선분양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과 다르게 현재의 미분양주택을 정확하게는 미분양이라고 분류하기 애매합니다. 후분양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의 경우 준공 후 미분양이 정확한 미분양주택이기 때문입니다.
미분양주택과 함께 준공 후 미분양주택이 함께 늘어난다면 이는 부동산시장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이 두가지 통계가 다른 방향을 나타낸다면 시장에 대한 해석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2022년 10월말 현재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7077호로 전월(7189호)과 비교하면 1.6% 감소했습니다. 작년말(7449호)과 비교해도 확연한 감소세입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은 2.6% 증가했지만,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무려 20.2%나 감소했습니다.
준공 후 미분양주택도 미분양주택과 마찬가지로 주택사업자가 제공한 자료를 자치단체와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그 세대 수도 많지 않으며 분양 초기에 발생하는 미분양과는 다르게 주택사업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왜곡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미분양 주택 통계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준공 후 미분양주택을 보완지표로서 함께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아가 통계의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주택사업자들에 대한 법적 의무화뿐만 아니라 혜택도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미분양주택 수에 비례해 주택사업자에게 학교시설 부담금을 면제해 준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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