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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AI가 진짜 '친구'가 되려면…"기능성, 공감 능력 갖춰야"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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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문자와 음성을 인식해 적절한 대답을 해주는 인공지능(AI) 챗봇은 우리에게 꽤나 친숙합니다. 금융기관, 콜센터 등에서 업무 효율을 위해 활용되고 있죠. 단순 업무를 처리해주는 비서, 상담사 역할을 넘어 AI가 우리와 감정을 교감하는 진짜 친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내 대표 AI 기업 스켈터랩스의 조원규 대표가 이에 대한 생각을 한경 긱스(Geeks)에 전했습니다.



"사람의 두뇌를 컴퓨터로 만들면 사람의 일을 컴퓨터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발칙한 상상은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AI는 1997년 체스 세계 챔피언 카스파로프를 이긴 IBM의 딥블루, 그리고 2016년 이세돌 9단에게 4 대 1의 승리를 거머쥔 구글의 알파고로 상징되는 일종의 슈퍼 컴퓨터와 같은 존재였다.

국내 대화형 AI, 어디까지 왔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AI는 어떤 존재일까. 수많은 AI 기업들이 고도화된 인공지능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끊임 없이 기술 개발에 몰두해 왔다. 그 결과, 한국 시장의 AI는 상상했던 모습 이상으로 기술에 대한 범용성과 효용성을 입증하며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람의 언어 능력을 대신하고 있는 대화형 AI는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며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존재로 스며들고 있다. 텍스트, 보이스, 여기에 비주얼을 입힌 디지털 휴먼으로 변신을 거듭하며 점점 더 인간의 모습과 가까워지고 있다.

이미 수많은 학습 데이터가 존재하는 영어에 비해 한국어 대화형 AI는 기술을 고도화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양질의 데이터가 현저히 부족하고, 다의어와 이의어 등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기 쉽기 않은 언어적 특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화형 AI 기술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해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만큼 고도화된 기술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대화형 AI가 연구실 밖으로 나와 우리 생활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 그 기저에는 AI의 가능성을 확신한 기업들의 끝모를 노력과 그에 따른 수많은 성과들이 만들어 낸 AI 역사의 진일보가 있다.
데이터 편향, 소비자 거부감 해결해야
현재 스켈터랩스를 포함한 많은 AI 기업들은 공통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인간과 점점 가까워지는 고도화된 AI를 어떻게 우리 삶에 적용시켜야 하는지 고민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가야 하는 것.

대표적인 것이 바로 ‘데이터’의 문제다. 고품질의 대화형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에서 비롯되면서, 편향되지 않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됐다.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한 대화형 AI 서비스는 오히려 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AI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2020년 포브스에서 ‘AI를 망치는 5가지 편향’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인간의 편향은 사람이 만든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편향을 가지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부분임을 인식해야 한다. ▲숨겨진 편향은 고의적인 편향이 아니기에 더욱 찾기 힘든 위험 요소가 되는 편향이다. ▲데이터 표본 편향은 AI 학습에 활용할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기초 자료에서 데이터 선별 시 발생한다. ▲롱테일 편향은 학습 데이터에 특정 종류의 데이터가 누락돼 생긴다. 마지막으로 ▲고의적 편향은 해킹 같은 외부 공격을 통해 AI 데이터에 의도적인 편향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처럼 대화형 AI의 핵심인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해 국내 AI 기업들은 합종연횡을 하며 뜻을 모으고 있다.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업무 협약 등을 체결하며 한국어 대화형 AI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중이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해결 과제가 있다. 어렵게 세상에 내놓은 대화형 AI 서비스를 정작 소비자들은 낯설고 어렵다고 인식하는 점이다.

AI 대중화를 위해 발족됐던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2021년 진행한 대국민 AI 이용 인식조사에서 표본의 99.3%가 AI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유용하게 활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고작 20%에 불과했다. 설문에서 주목할 점은 AI 기술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AI로 인한 프라이버시, 지식 정보 양극화, 일자리 영역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AI가 사람이 되려면?
필자가 스켈터랩스를 경영하며 얻은 교훈도 바로 이런 지점이다. 기술에 대한 급진적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사람과 AI 사이의 신뢰 관계 정립에 대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작금의 혹한기를 견디는 지구력이 되고 기술 발전에 반비례하는 사용자 인식의 간극을 줄여야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되지 않을까.

본디 인간(人間)은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뜻으로 홀로 설 수 없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람 같은 대화형 AI’를 둘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능성과 공감을 갖춘 대화형 AI가 필요하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업무 경감을 위한 과업 중심의 챗봇은 공감보다는 로봇과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데 그 소명을 다한다.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재미 중심의 챗봇 역시 인간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어렴풋하게 제공하지만 몇 번의 대화를 주고받으면 유용성을 느끼지 못해 챗봇 사용을 종료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현재의 대화형 AI 서비스는 기능성과 공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어렵다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AI가 우리 일상 속에 깊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주어진 과업을 잘 완수하면서도 인간적인 공감 능력을 겸비해 ‘쓸모있는 대화 친구’로 거듭나야 한다. 기술적으로 풀이하면 과업 중심의 챗봇(Task-oriented Chatbot)과 대화의 의도를 파악해 답변하는 오픈 도메인 챗봇(Open-domain Chatbot)간의 전환이 가능해야 진짜 사람처럼 의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대화형 AI가 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스켈터랩스는 '목적형' 대화와 '주제형' 대화, 정보 제공과 공감 등이 하나의 챗봇에서 가능할 수 있도록 '다이얼로그 매니저'라는 기술을 접목했다. 대화 타입에 맞춰 챗봇의 기능이 자동으로 전환되어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 더욱 사람과 같으면서도 쓸모있는 대화형 AI 구현에 한 발 더 가까워 지는 것이다.
기능성 공감, 밸런스 갖춰야
하루가 멀다하고 새롭게 진화한 AI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화형 AI는 어느새 인간의 생활 영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우리의 일상을 함께 나누고 있다.

필자가 스켈터랩스를 세우며 그렸던 대화형 AI에 대한 비전도 영화 속 ‘자비스’와 같은 AI 비서를 우리네 삶 속 필요한 곳에 보급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스켈터랩스가 연구 개발해온 대화형 AI 기술인 자연어이해(NLU)와 기계 독해(MRC) 등 핵심 기술을 거름으로 삼아 AICC(AI 컨택센터)와 같이 목적 지향적인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디지털 휴먼처럼 페르소나를 입힌 대화형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어떻게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험하고 있다.

대화형 AI의 근본적인 존재의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함이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공유한다’는 의미의 라틴어인 ‘communis’에서 그 어원을 찾아볼 수 있다. 대화형 AI의 진정한 가치는 기술과 사람 사이의 의미있는 교감과 교류가 이루어질 때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 간극을 메우며 공명하는 관계로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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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규 | 스켈터랩스 대표



△현 스켈터랩스, CEO
△구글코리아, R&D 총괄 사장
△오피니티, CEO
△다이얼패드, CTO
△새롬기술, CTO
△KAIST, 전산학 석·박사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 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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