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사진)은 12일 “정부가 내년에는 연금 노동 교육 등 3대 개혁과제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마련 중인 내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상황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10년, 20년, 30년 뒤 경제를 생각하는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는 인구 구조 변화를 꼽았다. 조 원장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하나를 꼽으라면 저출산·고령화”라며 “저출산 대책은 여성이 출산·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와 관련해 노인 빈곤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며 “오래 일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경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경제가 위축된 상태에 있으며, 내년에도 이런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경제가 어려운 것은 구조적 측면보다 통화 긴축 등 순환적 측면이 크다”며 “미국과 한국 모두 통화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국면에 있어 내년엔 시차 효과로 실물 경제의 어려움이 크겠지만 금융시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조 원장은 여야 간 대립이 첨예한 법인세율 인하에 대해선 “투자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건 대부분 사람이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부자 감세론’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지난 10월 발간된 KDI 보고서를 언급하며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법인세를 감면했을 때 혜택이 어느 한두 명의 부자에게 집중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지금 금리 인하 이야기를 꺼내는 건 시기상조”라며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아직 확신하긴 어렵다”고 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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