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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운용사 소속 펀드매니저들과 주요 기관들이 내년도 중국증시의 추가적인 상승을 점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한 지난달 10일 이후 한달여간 홍콩 항셍지수는 약 21%, 상해종합지수는 약 5% 반등했지만 여전히 증시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60%는 "중국 비중 늘리겠다"
12일 블룸버그가 블랙록·피델리티·UBS·노무라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 소속 펀드매니저 134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내년도 중국 주식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9%였다. 나머지 31%는 '중국주식을 팔겠다'고 했다.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주요 기관들도 내년도 전망 보고서 등을 통해 중국 주식 비중을 늘리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다.
주요 기관 및 펀드매니저들이 중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크게 '중국의 재개방' '지정학적 긴장 완화' '낮은 벨류에이션' 세가지다. 우선 중국의 코로나 규제 해제의 경제진작에 대한 영향력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제로코로나로 인해 시진핑 정부 들어 처음으로 중국 국민들의 공개적 집단 시위가 나온만큼, 정책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경기부양에 대한 요구가 강했던만큼 추가적인 부양 정책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UBS는 "내년 중국 증시는 경기 부양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글로벌 투자심리에는 둔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중국 증시의 벨류에이션은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MSCI 중국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11배로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았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주식 밸류에이션이 워낙 낮아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지정학적 긴장이 낮아지거나, 적어도 더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자국 기업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중국에 대한 제재 정책 등이 추가적으로 나오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피델리티는 "중국에 대한 제재는 중국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소비재, 전기차, 클라우드 등 주목"
글로벌 펀드매니저들과 기관들은 특히 봉쇄조치 해제에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최종 소비재 산업이 증시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전망에 음식료업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훠궈업체 하이디라오와 샤부샤부는 지난 한달 각각 29%, 17.8% 상승했고, 주류업체 귀주 마오타이는 13.5% 올랐다. 조미료 업체 해천미업은 9.59%, 버블티 업체 나유키 홀딩스는 30%가 올랐다. 레저, 엔터테인먼트 산업 역시 반등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전기차나 클라우드·컴퓨팅 등 중국 정부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산업 역시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경기 부양 요구를 위해서 주력 산업으로 삼고 있는 이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한달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2.3%, 2차전지 업체 CATL은 7% 상승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즈광과 중싱통신도 각각 10.45%, 10.24% 상승했다.
다만 중국의 경우 특히 분산투자가 중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별기업과 관련된 정책·규제 리스크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분야별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 하는 것이 추천된다.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내년도 중국 ETF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