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한 ‘로테이션 상장지수펀드(ETF)’인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가 12일부터 로봇 관련 테마에 투자한다. 로테이션 ETF란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하는 테마를 변경하는 상품으로, ‘변신 ETF’로도 불린다. 글로벌 로봇산업 시장 규모는 3년 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대표 로봇기업에 투자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 ETF는 이날부터 지수 정기 변경(리밸런싱) 결과를 반영해 구성 종목을 조정한다. 이 ETF의 추종지수인 ‘KEDI 메가테크’는 리밸런싱을 통해 기존 5개 테마(모빌리티, AI&빅데이터, 차세대 에너지, 첨단소재, 맞춤형 헬스케어) 중 맞춤형 헬스케어를 편출하고 지능형 로봇 테마를 편입했다.한국경제신문사가 만든 KEDI 메가테크지수는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한경 베스트 애널리스트 등 30여 명의 전문가가 구성 테마와 종목을 정한다. 테마당 6개 종목을 담아 30개 종목으로 지수를 구성한다. KEDI 메가테크지수는 1년에 두 번(6월, 12월) 정기 변경을 한다.
하반기 리밸런싱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유망한 로봇 관련 기업은 현대차,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스피지, 에스에프에이, 로보티즈, 에브리봇 등이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제작업체이고, 에브리봇은 로봇청소기 제작사다.
로보티즈는 음식 배달 등에 쓰이는 자율주행 로봇을 생산한다. 에스에프에이는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에스피지는 로봇에 들어가는 감속기 등 부품을 만든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산업 시장 규모는 올해 756억달러에서 2025년 1772억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 ETF 운용 담당 펀드매니저인 김주영 신한자산운용 이사는 “탈세계화, 경제블록화가 진행되며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신규 공장 건설이 늘고 있는데, 여기에는 인력을 대체할 산업용 로봇이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로봇이 치킨을 튀겨주고 서빙까지 해주는 식당이 등장할 만큼 실생활에도 로봇이 많이 쓰인다”며 “로봇산업이 향후 큰 성장세가 예상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련 리오프닝주도 편입
지수에 새롭게 편입된 로봇 테마 외에 나머지 4개 테마에서도 종목 변경이 있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2차전지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 포스코케미칼이 신규 편입됐다. AI&빅데이터 종목 중에는 LG전자와 현대오토에버가 새롭게 들어왔다. LG전자는 TV 등 가전제품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고,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AI 인프라 공급을 담당한다.차세대 에너지 테마에서는 현대일렉트릭과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추가됐다. 현대일렉트릭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만드는 회사다. ESS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 준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등을 생산한다. 첨단소재 테마 중에는 나노신소재가 편입됐다.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 ETF는 액티브 방식으로 운용된다. 액티브 ETF는 지수 구성 종목에 70%를 투자하고, 30%는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맞는 종목을 골라 투자할 수 있다.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 ETF는 지수 구성 종목 외에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F&F, JYP엔터, 에스엠, 두산, 삼성SDS, 현대중공업 등 9개 종목을 추가로 담고 있다. 포트폴리오에서 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8%를 넘지 않도록 해 특정 종목의 가격 변동에 수익률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막고 있다.
김 이사는 “화장품, 의류 등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관련 주식에 한 달 전부터 선제 투자하고 있다”며 “그동안 액티브 방식으로 투자해왔던 우주 및 방위산업 관련주는 많이 올랐다고 판단해 이익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경기 둔화기에는 확실한 기술력을 가진 메가테크기업에 투자하는 게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는 방법”이라며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 ETF는 전문가들이 투자 종목을 알아서 교체하기 때문에 종목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