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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우조선 경영진 교체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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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둔 한화그룹이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출신 인사들이 이들의 빈 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그룹과 현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다음주에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산은이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매각 진행 상황을 보고한 후 같은 날 한화와 본계약 체결행사를 열 계획이다.

앞서 한화는 지난 9월 산은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후 6주간 실사를 진행했다. MOU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한화그룹을 대상으로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한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현재 대주주인 산은은 지분율이 현행 55.7%에서 28.2%로 떨어진다.


지난달 말 마무리된 실사 결과 우발채무 등의 돌발 변수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를 상급단체로 둔 대우조선 노조의 반대로 실사에 어려움이 예상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한화가 대우조선 노조에 고용보장과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하면서 노조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화 관계자는 “본계약 체결 후에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노조 요구안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조 측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두선 사장 등 대우조선 경영진 교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3월 선임된 박 사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기다. 정권 교체를 앞두고 사장에 선임되면서 정권 말 ‘알박기’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부터 논란이 불거지면서 현 정부와도 껄끄러운 관계다.

당초 대우조선 노조는 실사 직전만 하더라도 박 사장 등 현 경영진의 임기 보장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지만 조선업 전문경영진 선임으로 한발 후퇴했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박 사장을 교체하기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벌써부터 경영진 교체를 논의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단도 자칫 ‘점령군’으로 비춰지면 노조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 인수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사장이 새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향후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전 사장은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수행비서로 근무한 ‘대우맨’ 출신이다. 2013년 한화그룹에 영입된 후 2019년 한화에너지 대표에 선임됐다. 정 전 사장은 지난달 대우조선 인수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직도 내려놨다. 당초 대우조선 신임 대표 물망에도 올랐지만 조선업 전문경영진을 선임해야 한다는 노조 요구에 따라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인사·재무·홍보 등 경영지원실 기능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 해당 분야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을 대우조선에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화는 본계약 체결 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해외 경쟁당국 승인 등 국내외 인허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거래를 끝마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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