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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전화위복…자율주행 해양 관광사업으로 도약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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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란 게 어려워요.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계획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국내 유일한 해양 관광용 선박 제조회사 펭귄오션레저의 김자우 대표는 창업 이후 지난 8년 시간을 돌아보며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전환을 앞두고 있던 몰디브 해양 수중관광 사업은 코로나19(신종바이러스 감염증)가 터지면서 '전면 중단'됐다. 매출은 15분의 1토막 났고, 직원들은 연봉 40%가 깎이며 버텼다. 인고의 시간은 끝이 났다. 펭귄오션레저는 자율주행 배 해양관광 사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2일 서울 중구 다동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센터에서 만난 김 대표는 "코로나 기간 중 다른 데로 눈 돌리지 않고 국책 연구과제 용역으로 버티길 잘했다"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과제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기반 친환경 레저 보트'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경로주행기능 및 충돌 방지 기능을 갖춘 친환경 보트' 개발과제에 선정됐다. 조만간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배를 활용한 해양 관광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2014년 에이치엘비(HLB)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펭귄오션레저는 반잠수식 모터보트 '펭귄'을 개발해 몰디브에서 운영사업을 시작했다. 디자인 설계부터 AS까지 펭귄오션레저 인력이 담당하고, 선박 위탁생산(OEM)은 HLB의 울산공장에서 맡는다.

김 대표는 "배는 속도가 빨라야 하고 럭셔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우리가 만든 펭귄은 수영을 잘하든 못하든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수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펭귄오션레저는 해양관광 맞춤형 배를 제조하는 국내 유일한 회사"라며 "잠수함과 선상 구조가 같이 있어 스노클링과 다이빙, 선상 파티를 모두 할 수 있는 게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 해외 6개국에 펭귄을 수출했다. 코로나 여파로 해외 사업의 발목이 묶이면서 국내 사업이 버팀목이 됐다. 2019년 제주 조천읍 함덕에서 펭귄잠수함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는 씨워커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고 있다. 다이빙 체험과 선상에서 물고기 먹이 주는 체험이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제주 선박 이용자 수는 지난해 6000명에서 올해는 1만1000명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조선소 프로젝트매니저를 거쳐 현대요트로 이직한 김 대표는 36세에 사내벤처를 창업해 어느새 4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지금도 그냥 대기업에 다니고 있으면 와이프가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면서도 "계획대로 일이 안 될 때마다 초기 멤버들이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펭귄오션레저는 2014년 5월 분사하면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진출하고자 했지만 여러 어려움으로 사업에 실패하였다. 그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몰디브에 진출했지만, 이번엔 배가 반파되고 말았다. 김 대표는 "몰디브 진출할 땐 아내도 데리고 갔는데 배가 반파되면서 거의 한 달간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했지만 끝내 못 고쳤다"며 "그때 일로 맷집이 세져서인지 아직도 포기 안 하고 계속 사업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후 몰디브 해상관광상품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에게 인기를 끌며 매해 제휴 리조트를 한 곳씩 늘려나가며 성장했다. 2019년 몰디브 현지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 1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로 또다시 위기가 왔다. 대대적인 홍보를 위해 준비 중이던 몰디브 공항 전면광고와 몰디브 박람회 참가는 중단됐다.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관광 전시회(ITB)도 출발 사흘 전에 취소됐다. 김 대표는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상황이 1년을 넘기면서 2021년엔 직원 연봉 40%를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일당백을 하던 직원들이 하나둘 떠났지만 버텨야만 했다"고 했다.

코로나는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 국내 사업과 연구개발 과제 용역을 맡으며 버틴 회사는 자율주행 배 기술력을 확보하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양관광 맞춤형 배를 자체 개발하면서 여행 서비스를 접목한 해양 종합여행사가 되는 게 목표"라며 "세부 오키나와 칸쿤 등 해외에서도 해양 관광상품을 개발해 배와 여행상품을 동시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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