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사진)은 7일 “국민의힘에서 유승민 한 명을 이겨보겠다고 전당대회 룰을 바꾸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삼류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축구하다가 갑자기 골대 옮기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국민들께서 그렇게 하는 국민의힘을 보면 얼마나 ‘찌질하다’ 이렇게 생각하시겠느냐”고 지적했다. 최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7 대 3이었던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9 대 1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당 바깥에서 인기가 높은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룰이 바뀌면 불리해진다.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서는 “정말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의사를 내비쳤다. 유 전 의원이 출마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제기한 ‘수도권·MZ세대(20·30대) 대표론’에 대해서도 “웬일로 주 원내대표께서 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시는가 싶었다”며 “그런 당권 후보가 지금 저밖에 더 있느냐”고 반색했다. 그러면서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반영 비율) 7 대 3 현행 그대로 가면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시기와 룰이 정해지는 대로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이번 전당대회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대통령이라는 지위에 간 이상 경선 개입, 공천 개입, 선거 개입 이거는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유 전 의원은 33.6%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12.5%), 안철수 의원(10.3%) 순이었다. 하지만 응답자를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좁히면 나 전 의원이 22.9%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유 전 의원은 13.9%로 안 의원(1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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