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주회사에 대한 할인율이 더 커지고 있다. 2015년 20%대 였던 주요 지주사에 대한 순자산가치(NAV) 대비 주가 할인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저평가 흐름이 크게 개선되기 힘들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다만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거나 실적 개선이 뚜렷한 지주사의 경우 주가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주사 중에는 삼성물산이 '톱픽'으로 꼽히는 반면 SK의 목표주가는 계속해서 하향되고 있다.
6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8개 지주사의 NAV 대비 주가 할인율은 57%였다. 지주사의 할인율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5년 20%대였던 할인율은 2020년 40%대로 올랐고, 현재 60%를 바라보고 있다. 순자산이 커지는 속도를 주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같은 지주사라도 내년도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준지주사인 삼성물산에 주목하고 있다.
배당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 최대주주 일가는 2026년까지 상속세를 8조원 가량 납부해야 하는데, 상속세 마련을 위해서라도 배당을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금리로 담보대출 비용 등이 오르면서 이러한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최대주주 일가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된 셈이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삼성생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주주가치 개선에 힘써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 입장에선 당장의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외부 조력을 통해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위해 주주환원 강화, M&A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물산의 양호한 실적도 기대된다. 본업인 건설과 상사 영업이 확대되고 신사업인 바이오의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SK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SK에 대한 리포트를 발행한 15곳의 증권사중 10곳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자회사들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SK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전력 도매가격 상한제(SMP) 영향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한국전력이 전력도매시장에서 전력을 구매할때 가격 상한을 두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SK의 에너지 자회사 SK E&S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SK E&S의 경우 올해 3·4분기 생산한 전력량이 약 1만6000GWh인데, 상한제가 적용되는 상황을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1조2494억원의 매출 감소가 발생한다.
SK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SK 하이닉스 역시 내년도 전망이 좋지 않다. SK하이닉스는 내년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는 지배구조 이슈나 상속세 이슈가 없어 배당을 지금보다 더 늘릴 이유가 없다는 점도 주가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