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현행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사장) 등 2인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유지하며 경영 안정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과 엄중한 경영 현실을 감안해 그간 두 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두 대표이사에게 경영을 계속 맡기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가전·모바일 등 3개 부문 대표를 동시 교체하는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한종희·경계현 CEO 체제가 1년밖에 안 됐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CEO로 새롭게 임명한 만큼 1년 만에 성과를 평가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는 사업지원TF의 정현호 부회장도 자리를 지켰다. 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비롯해 지난해 대표에 임명된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등도 모두 유임됐다.
다만 조만간 발표될 삼성전자 부사장급 이하 인사에선 상당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가전·스마트폰 등에서 실적 한파를 맞은 DX부문을 비롯해 1964년생 이상 고참 임원을 대상으로 전방위적 인적 쇄신이 점쳐진다. 이에 따라 임원 퇴직 규모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작년 정기인사 당시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통합해 부사장 이하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 단계로 단순화했다.
공석은 30·40대 젊은 임원진으로 새롭게 채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와 5세대(5G)·6G, 인공지능(AI), 로봇 등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연공 서열 타파와 직급별 승진 연차 기준 폐지 등을 핵심으로 한 미래지향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0대 부사장 10명과 30대 상무 4명을 신규 선임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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