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김광호(58) 서울경찰청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다.
특수본은 2일 오전 10시 김 청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김 청장에게 참사를 처음 인지하고 보고받은 시점, 참사 직후 대처 과정과 함께 핼러윈 이전 이태원에 기동대 배치를 결정하지 않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특수본은 소환 조사에 앞서 경찰청 특별감찰팀으로부터 감찰자료를 넘겨받은 뒤 전날 김 청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김 청장은 이태원 참사로 특수본에 입건된 경찰 간부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김 청장은 참사 발생 1시간21분 뒤인 지난달 29일 오후 11시36분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의 보고를 받고 참사 상황을 처음 파악했다.
그는 당일 서울청 사무실에서 집회관리 업무를 한 뒤 강남구 자택에 있다가 이 전 서장의 전화를 수 차례 놓치기도 했다.
특수본은 서울경찰청이 용산서로부터 핼러윈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기동대 투입을 요청받은 사실이 있는지, 기동대를 배치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따져보고 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용산서 소속 경찰관들을 조사한 결과 용산서 차원에서 경비 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김 청장도 지난달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용산서가 교통기동대만 요청했고 경비 목적의 기동대를 요청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수본은 그러나 서울지역 치안·경비 총괄 책임자인 김 청장이 경력 투입을 결정할 의무가 있었다고 본다. 용산서의 기동대 요청 여부와 무관하게 김 청장에게 핼러윈 안전 대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수본은 기동대 배치를 둘러싼 서울경찰청 내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전날 윤시승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청장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와 관련해 참사 전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청 특별감찰팀의 감찰을 받았다.
특별감찰팀은 지난달 11일 김 청장을 한 차례 대면 조사하고 서면 답변을 받은 뒤 지난달 28일 특수본에 자료를 넘겼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