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초대장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BTS 멤버들은 "드라마 속에서는 불행히 단 한명의 참가자만 살아남지만 대한민국의 인류공존 프로젝트의 목표는 다르다. 그것은 인류 모두가 아름다운 지구에서 다 함께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한 뒤 차례로 기후변화, 가난과 질병, 고령화, 디지털 소외 등의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자신들이 '웰컴 제너레이션'으로 불러달라고 했던 미래세대를 위해 "지금이 길을 찾아 움직일 때"라고 강조했다.
이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3차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단이 준비한 영상의 내용이다. 한국은 지난 9월 엑스포 개최 선언을 한 후 이날 처음으로 프리젠테이션에 나섰다.
유치단은 BTS와 오징어게임, 영화 기생충 등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배경으로 부산 엑스포가 기후변화, 질병, 빈부격차, 고령화, 디지털 소외 등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사로 나선 한덕수 국무총리는 불어와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한 총리는 "BTS가 인류공존 프로젝트 초대장을 받은 것을 봤을 때는 재미있어 보였지만, 제 손에 들어보니 우리가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세상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한국은 인류의 문제를 함께 극복하는 데 한국의 독특한 성장 경험을 공유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팜(농장), 전자정부 시스템 등을 확대할 것"이라며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지속가능한 에너지 인프라 조성에 기여하는 '그린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이준이 부산대 교수는 "세계박람회가 단순히 6개월간의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인류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요크(YOLK)의 장성은 대표는 자사의 '솔라 카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솔라카우는 전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아프리카에서 태양광 발전을 이용한 보조배터리 충전 사업을 하고 있다.
유엔 청소년 환경총회에서 대표로 활동한 에이시아 캠벨도 연사로 나서 "부산엑스포는 그저 그 해의 큰 쇼가 아니라 우리가 필요한 플랫폼을 건설하는 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저의 고향인 부산은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완벽한 장소"라고 소개했다.
2030 엑스포 유치전에는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이 뛰어든 상태다. 개최지는 현지 실사와 4∼5차 발표를 거쳐 내년 11월 최종 결정된다. 회원국 3분의 2 이상 출석으로,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