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지난해 캐나다 인구증가율은 5.2%였다. 캐나다의 합계출산율이 2020년 사상 최저를 찍을 만큼 저출산 기조가 장기간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의아해지는 숫자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정답은 이민이다. 1980년대부터 미래의 ‘인구절벽’ 가능성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민을 받은 결과다.
캐나다 역시 여느 선진국처럼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다. 캐나다의 2020년 합계출산율은 1.41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1.43명으로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 출산율(2.1명)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캐나다 정부는 근로자 대 은퇴자 비율이 50년 전 7 대 1에서 2035년엔 2 대 1로 바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가 고령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은 이민이다. 최근 노동력 증가분의 거의 전부가 이민자다. 2032년엔 캐나다 인구 증가의 100%가 이민자 유입에 의존할 전망이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 인구의 23%(약 830만 명)가 이민자(영주권자 포함)였다. G7 중 가장 높은 비율이자 캐나다 역사상 최고치다. 지난해에만 40만5000명이 캐나다에 이민을 오며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캐나다 통계청은 2041년엔 캐나다 전체 국민 중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9.1~34%로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는 일찌감치 이민 활성화를 통한 인구절벽 대응에 나선 국가로 꼽힌다. 1985년 캐나다 의회는 더 적극적으로 이민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20세기에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바로 캐나다 정부는 1987년 연간 영주권 취득자 수를 15만 명으로 2년 만에 76% 늘렸다. 최근에는 더 공격적이다.
이달 초 캐나다 정부는 내년 46만5000명, 2024년 48만5000명, 2025년 50만 명씩 이민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우수 인력 위주인 경제 이민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계획이다. 유럽 출신 이민자로 출발한 국가인 만큼 반(反)이민 정서가 희박한 점도 이민 유치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세계 곳곳에서 젊은 이민자가 몰리면서 캐나다의 ‘노화’ 속도가 늦어졌다. 캐나다의 전체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G7 중에서 최상위권이다. 2016~2021년 캐나다로 이민한 사람의 95.8%가 65세 미만이었다. 핵심 노동인구인 25~54세가 64.2%로 가장 많았다. 곧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15~24세가 10.9%, 15세 미만이 17.1%였다. 캐나다의 15세 미만 청소년 및 유·아동 중 3분의 1인 190만 명(31.5%·작년 기준)의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은 이민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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