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저출산·고령화로 군도 초비상이 걸렸다. 군인들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국방부가 올초 발표한 ‘2040 국방인력운영체계 설계 방향’을 보면 군 병력은 지난해 51만 명이었다. 이 숫자가 2035년엔 46만5000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장기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핵심 병역자원인 19~21세 남성 인구는 2020년 97만 명이었지만 2030년엔 69만 명, 2050년엔 54만 명대로 떨어진다. 당장 2020년 이후 10년 만에 28% 줄어든다.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군 병력을 30만 명 이상으로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현재 18개월인 군 복무기간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불확실하다. 정치권에선 과거 대선 때 군 복무기간 단축 이슈가 단골 메뉴로 거론되곤 했기 때문이다.
입영 대상자 중 현역 판정 비율 확대, 대체복무 인원 축소, 여군 간부 확충, 유급 지원병제 도입 등이 이뤄지면 군 병력 감소폭이 완화될 순 있지만 감소 추세를 되돌리긴 어렵다. 이 때문에 군 현대화가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계화 비중을 높이고 무인화·자동화된 경계 장비 등을 도입해 병력 감소로 인한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담긴 국방 예산 57조원 중 인건비나 처우개선비를 제외한 ‘방위력 개선비’ 비중은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국방 예산 확보 여건도 악화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국가 재정 중 각종 복지 예산 투입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생산’ 분야인 국방에 투입되는 재정 비중이 올라가기 어려운 여건이다. 올해만 해도 본예산 기준으로 정부 예산이 전년 대비 8.9% 증가했지만 국방 예산은 3.4% 증가에 그쳤다. 작년 국방 예산 증가율도 5.4%였다.
이에 따라 비전투 분야를 민간 업체에 아웃소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18년 정부가 발표한 ‘국방개혁 2.0’도 민간 개방 확대를 포함하고 있다.
군무원, 군무직을 활용하거나 행정, 군수, 교육 등 비전투 분야를 민간에 위임해 지원 쪽에 투입되는 인력을 전투병력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국방 분야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로 병력 규모 조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라며 “재래식 전력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전력 정예화, 예비군 역할 확대와 함께 미국 등 해외처럼 민간 진출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