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재건축을 앞둔 서초동 삼풍아파트와 방배동 삼호아파트 부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는 상권 특색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개발을 제한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서초와 이수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수정 가결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지금은 폐지된 법에 따라 1970년대 아파트지구로 지정된 지역을 현행법에 따른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변경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1988년 준공된 2390가구 규모 삼풍아파트는 진행 중인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곧바로 정비계획 수립에 들어갈 전망이다. 옛 아파트지구와 달리 지구단위계획 구역은 현행 도시관리체계와 내용·형식이 같아 정비계획안 수립이 쉬워진다. 지구단위계획 전환 과정에서 공원과 공공보행통로 등을 지정하는 등 기초적인 재건축 지침도 마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전환 단계에선 공원 및 도로 정비 가이드라인만 담았고 향후 정비계획 수립 시 용적률과 건물 층수 등이 확정된다”고 전했다.
이수아파트지구는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하면서 방배동 삼호1~3차아파트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창의적인 건축계획을 유도하고 공원 등 공공시설을 확충하도록 했다. 1975년 준공된 방배동 삼호아파트 중 3단지는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독자 재건축을 추진 중이며 1·2단지는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소규모 상인들이 밀려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일대 개발 규모를 제한하는 등의 ‘가로수길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도 통과시켰다. 가로수길은 상권이 뜬 후 임대료가 치솟자 공실이 늘어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겹쳐 활기가 크게 떨어졌다. 소규모 자영업자가 밀려나면서 가로수길 상업가 1층 식음료 업종비율(건축물대장상 용도 기준으로 추정)은 18% 수준까지 떨어졌다. 망리단길 51%, 샤로수길 6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시는 가로수길에선 기존 토지 규모 범위에서만 신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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