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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집값 뚝뚝 떨어지는데"…집주인들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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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집 값 하락세가 거세지면서 다주택자뿐 아니라 실거주자마저 과한 세부담을 지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냉각기가 길어지면서 실거래가가 공시가를 밑도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 올해 서울 주택 다섯 채 중 한 채꼴로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되면서 조세 저항이 일어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1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7% 떨어졌다. 25주 연속 하락세다. 낙폭도 전주(-0.38%)보다 0.09%포인트 확대돼 2012년 5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과 수도권, 지방 아파트값 하락세는 모두 역대 최대치였다. 전국은 전주 -0.39%에서 -0.47%로 하락폭이 커졌고, 수도권은 -0.47%에서 -0.57%로, 지방은 -0.32%에서 -0.37%로 각각 내림폭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는 한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에 매수세가 사라져 시장 상황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단기간에 급락한 집 값을 감안해 폭 넓게 규제 지역을 해제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과천·성남(분당·수정구)·하남·광명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규제에서 풀린 경기(-0.49%→-0.59%)와 인천(-0.60%→-0.79%)의 경우 오히려 낙폭이 커졌다.

하향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급매'마저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으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급 빙하기에 직면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 들어 최저치인 518건으로 집계됐다.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월 거래량이 1000건을 밑돈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지만 올 들어서만 5차례를 기록했다.

서울 도심에서 조차 '거래 실종' 상태가 이어지면서 지역 '대장 아파트'들조차 집 값이 급락하고 있다. 서울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전용면적 73㎡ 기준·23층)은 지난 7일 9억원에 직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8월 최고가였던 16억6000만원(17층)의 반 토막 수준이다. 직전가였던 지난 10월 11억8500만원(3층)과 비교해도 3억원 가까이 낮다.

상일동에 있는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전용면적 59㎡ 기준·9층)는 지난달 초 9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2월 최고가였던 14억1000만원(6층)보다 5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심리적 저지선인 10억원대가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9억9576만원으로, 올 2월(10억487만원) 이후 8개월 만에 10억원대를 내줬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공동주택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실거래가·공시가 역전 현상이 가격 민감도가 낮은 단독주택·토지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 안팎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값 하락폭은 매주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데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의 부담을 키우고 있어서다. 여기에 지난 21일 122만명에 대해 종부세 고지서까지 발송되면서 주택 소유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 소득의 대부분이 금융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라 종부세 체감 부담 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기존 중위권 가격 아파트가 대거 종부세 대상에 편입되면서 집 값 하락장에 세금 납부자는 역대 최대 인원이 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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