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실장은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총 1억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정 실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대가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함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약 428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도 있다.
정 실장은 2013년 7월~2017년 3월 '대장동 일당'인 남욱씨에게 위례신도시 사업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해 거액의 이익을 챙긴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고사)도 적용됐다.
정 실장은 전날 14시간가량의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와 이 대표 관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 실장 측은 검찰이 명확한 물증도 없이 유 전 본부장 등 관계자들의 진술만 가지고 무리하게 범죄사실을 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정 실장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정 실장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조사 하루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점, 민주당 대표 비서실에서 정 실장이 사용하던 컴퓨터의 운영체제가 재설치된 점 등을 고려했다.
정 실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검찰은 특히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서 '이재명'을 총 102회 적시하고 두 사람을 '정치적 공동체'로 규정했다. 정 실장은 1990년대 중반 이 대표가 성남시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인연을 맺은 뒤 20년 넘게 이 대표의 선거를 도우며 측근으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